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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현금 쌓아둔 오리콤, 이자수익 톡톡

M&A·CAPEX 현금소요 미미…지분 매각대금 이자수익원 활용

이민호 기자  2024-06-11 13:34:5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오리콤은 소액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최근 수년간 차입금이 없다. 최근 인수합병(M&A)이나 자본적지출(CAPEX)에 대한 자금 소요가 적었던 데다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올 만큼 현금창출력도 안정적이다.

특히 2022년 두산큐벡스와 두산프라퍼티 지분을 두산에너빌리티에 넘기면서 현금을 손에 쥔 점이 주효했다. 오리콤은 이때 확보한 현금으로 이자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무차입 유지…M&A·CAPEX 현금소요 미미

오리콤은 두산그룹의 광고 대행과 매거진 출판 계열사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지분 60.89%를 보유하고 있다. 1975년 설립돼 오랜 기간 두산그룹의 광고대행 계열사로 존재해왔으며 200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두산그룹의 일련의 구조조정 등 위기 때에도 계열사 자리를 지켰다. 고(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박정원 두산 회장의 동생인 박혜원 오리콤 총괄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회사다.


오리콤은 최근 수년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으로부터의 출자나 대여, 지급보증 사례도 없다. 올해 1분기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억원으로 이중 조달한 차입금이나 발행한 사채는 없으며 모두 차입금 성격의 리스부채다. 이마저도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는 두산에 대한 리스부채 잔액이 5억원, 두산건설에 대한 잔액이 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무실 리스계약 등에 따른 결과다. 이 때문에 차입금의존도가 1.0%로 크게 낮다. 지난해 이자비용도 1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먼저 최근 수년간 M&A로 사업영역을 넓힌 사례가 드물다. 그만큼 M&A를 위한 자금 소요가 적었다. 2008년 1월 매거진 출판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두산으로부터 보그(Vogue), 지큐(GQ), 얼루어(Allure), 더블유(W) 등 잡지를 발행하는 매거진 사업부문을 118억원에 양수했다.


2015년 8월에는 한화그룹의 광고대행 계열사인 한컴 지분 100%를 233억원에 사들였다. 한컴 지분은 한화그룹 IT 계열사였던 한화S&C가 69.87%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인인 고 서영민 여사가 나머지 30.13%를 보유했다. 두산그룹의 광고부문 확장과 한화그룹의 사업재편 필요성이 일치한 결과였다. 오리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86억원으로 오리콤 광고부문 28.4%, 오리콤 매거진부문 35.2%, 한컴(광고부문) 36.8%의 매출 기여도를 나타냈다.

◇영업익 흑자 지속 현금창출력 양호…지분 매각대금 이자수익원 활용

무엇보다 현금창출력이 안정적이다. 현금창출력의 근간이 되는 영업이익이 최근 수년간 매년 흑자를 달성했다.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2022년 142억원, 지난해 122억원 등 최근 실적도 양호하다. 지난해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은 29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2186억원)에서의 비중도 13.4%로 비교적 낮다. 광고와 매거진 사업 특성상 자본적지출 부담이 적은 점도 한몫했다.


여기에 두산큐벡스와 두산프라퍼티 지분 전량을 두산에너빌리티에 넘기면서 현금을 확보한 점도 주효했다. 두산큐벡스는 라데나골프클럽 운영을, 두산프라퍼티는 분당두산타워 임대와 관리를 각각 담당한다. 이들 두 계열사 지분은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나눠 보유했다.

하지만 두산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자본 확충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2022년 6월 오리콤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큐벡스 지분 전량을 처분해 75억원을 손에 쥐었다. 한컴도 보유하고 있던 두산큐벡스 지분 전량을 85억원에, 두산프라퍼티 지분 전량을 65억원에 각각 처분하면서 현금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오리콤은 차입을 일으키지 않고도 현금을 쌓을 수 있었다.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은 986억원이었다. 풍부한 현금성자산은 이자수익을 발생시키는 원천이 되고 있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27억원이었다. 이자비용이 1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점과 대비된다. 오리콤은 두산의 배당수익원이기도 하다. 오리콤은 최근 수년간 매년 30억원 안팎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30% 안팎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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