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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스쇼핑, 흑자전환 불구 현금곳간 반토막 '까닭은'

현금성자산 '986억→457억', 배당금 지급·계열사 지원에 300억 투입

서지민 기자  2024-04-02 06:52:18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엔에스쇼핑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현금곳간이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 규모가 1년 만에 986억원에서 457억원으로 줄었다. 계열사 지원, 배당 지급 등 그룹 캐시카우 역할에 투입된 돈만 300억원에 달한다.

NS홈쇼핑을 운영하는 엔에스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5977억원으로 전년대비 8.5% 증가했다. 코로나19 반짝 수혜 이후 홈쇼핑 업황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2020년 642억원에서 2021년 618억원, 2022년 398억원으로 내리 감소했던 영업이익은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35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창출력도 눈에 띄게 확대됐다. 지난해 엔에스쇼핑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99억원으로 최근 3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현금보유량은 오히려 감소해 눈길을 끈다. 엔에스쇼핑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457억원에 불과하다, 2021년 965억원, 2022년 986억원이 쌓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영업으로 창출하는 현금보다 투자와 재무 활동으로 유출되는 현금 규모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마이너스(-) 222억원에서 2023년 –800억원으로 유출량이 늘어났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플러스(=) 706억원에서 지난해 –213억원으로 전환됐다.

특히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투입한 자금이 눈에 띈다. 계열사 에코캐피탈이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매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에코캐피탈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 올품의 완전 자회사다.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에 지급한 배당도 크게 늘었다. 엔에스쇼핑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현금배당금이 오롯이 하림지주의 곳간으로 흐른다. 엔에스쇼핑이 지난해 배당금 지급에 사용한 현금은 199억원으로 전년대비 145.7% 증가했다.

엔에스쇼핑은 지난해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돼 하림산업 등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보다 홈쇼핑 업체로서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하림산업과의 연결고리가 끊긴 뒤에도 그룹의 캐시카우로서 역할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올해도 그룹향 현금유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엔에스쇼핑은 2023년도 결산배당으로 1주당 4000원, 총 285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지급한 배당총액보다 43.2% 많은 규모다. 배당성향은 8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했지만 계열사에서 올라오는 배당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는 변함이 없다"며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는 엔에스쇼핑에 대한 의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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