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밸류자산운용은 자타공인 공모주 '명가'로 불리는 하우스다. 공모주 특화 사모운용사 1호라는 상징성에 더해 자문사 시절부터 쌓아온 투자 노하우로 현재까지도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운용 철학은 사명에서도 드러나듯 가치있는 가치(Value)를 찾고(Find) 분석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업의 자금조달에 기여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피투자 기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 IPO뿐 아니라 IPO 전 단계와 IPO 이후 단계 등 기업성장의 전 과정에 투자하는 사이클을 구축하고 있다.
◇자문사로 출발 운용사로 진화…IPO 외길 '19년'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전신은 2006년 설립된 파인밸류투자자문이다. 현재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의장을 맡고 있는 최호열 전 대표가 100% 지분을 출자해 설립했다. 최 의장은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정KPMG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공모주 전문 자문사 브이엠투자자문에 몸 담는 등 당시에도 공모주 투자 전문가로 꼽히던 인물이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은 자문사 시절부터도 IPO 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10년 가량의 자문사 기간 동안 연평균 수십억원씩 투자금을 확대했고 꾸준한 수익을 올렸다. 2006년 기관투자자 대상 IPO 수요예측 투자자문업무를 개시해 운용사로 전환한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IPO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인 2009년 당시 자문 고객사가 서너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증권사, 운용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약 50여개 기관투자자들이 선택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투자는 락업(의무보유확약) 기간에 따른 배정물량에 차이가 발생한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자문서비스는 락업 여부 및 배정물량 규모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은 2016년 운용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자문사 시절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한 공모주 특화 운용사를 표방했다. IPO 전략(일반공모주, 하이일드, 코스닥벤처) 영역별로 1개 만의 개방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개방형 펀드 구조를 통해 일회성 투자가 아닌 연속성이 보장된 투자를 집행하기 위함이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첫 펀드는 일반공모주 펀드인 '파인밸류 IPO 플러스 전문투자형 사모증권투자신탁'이다. 가격 외에도 수급에 따른 분석을 통한 최적의 수요예측 참여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로 설정 이후 현재까지도 운용 중이다. 2024년 4월말 기준 누적수익률 253.8%로 연환산 30.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방형 하이일드 펀드로는 '파인밸류메자닌플러스 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을 2016년 5월부터 운용 중이며 누적수익률은 308.6% 수준이다. 마지막 유형인 코스닥벤처 펀드는 '파인밸류IPO+V 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으로 2018년 4월부터 개방형 블라인드 펀드로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 역시 연환산 36% 이상 성과를 내고 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오랜 업력과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는 재무지표는 자본금이다. 최호열 의장은 2006년 납입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후 이익 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파인밸류자산운용은 2023년말 기준 자본총계 350억원의 하우스로 성장했다.
◇높은 시장 민감도와 인재유출…공모주 명가의 '성장통'
파인밸류자산운용이 공모주 명가라는 의미는 공모주 시장 환경에 운용사 성과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주축 무대인 공모주 시장이 부진하면 운용성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실제 공모주 시장의 부침이 심했던 2019년 이후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실적을 보면 공모주 명가의 성장통을 겪었다.
2019년 공모주 시장은 여전히 활황이었지만 수요예측 경쟁 심화로 공모가밴드가 치솟으며 공모주 투자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은 해였다. 이에따라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실적지표 역시 영업수익,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설정 이후 꾸준히 플러스(+) 수익을 내던 대표 공모주 펀드들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2년도 2019년만큼이나 공모주 하우스에게 어려운 한 해였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어급 기업의 상장 철회가 이어지는 등 IPO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는 공모주 투자 성과 부진으로 이어졌으며 파인밸류자산운용은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물론 반대로 공모주 시장이 활황일 때면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기도 했다. 조단위 대어급 기업의 IPO가 줄줄이 이어졌던 2020년, 2021년에 파인밸류자산운용은 매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펀드 운용 성과보수로만 한해 동안 200억원 넘는 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또 다른 성장통은 인재유출에서 나타났다. 공모주 투자는 특정 종목의 가치를 상장 이전에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IPO 과정에서 다수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권사 IB부문과 유사하게 맨파워에 기대는 부분이 많은 편이다. 키맨이 이탈할 때마다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자문사 시절부터 핵심인력이었던 김동연 전 상무가 2019년 회사를 떠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CIO를 맡을 정도의 키맨 이탈에 더해 김 전 상무가 BNB자산운용의 공동대표로 합류하며 새로운 경쟁자가 생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최영래 상무, 정영인 상무, 황재문 이사 등 임원급 인사의 이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은 IPO전후 기업들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증권사IB 출신 키맨들을 다수 영입하면서 성장통을 벗어나고 있다. 투자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진욱 부사장을 필두로 윤동현 상무, 박태웅 이사, 강정운 이사, 유예나 이사 등 유수의 증권사 IB 부서에서 IPO 업무를 수행해 온 인력을 다수 보유해 투자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상욱 대표 체제, IPO전후 기업으로 영토 확장
파인밸류자산운용은 2022년 최호열 의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이상욱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일대 변화를 맞이했다. 이 대표는 2016년 파인밸류자산운용 부사장으로 합류하기 전까지 하나에프앤아이, SBI저축은행, 외환캐피탈 신기술투자 등을 거치며 다수의 상장 메자닌, 비상장 프로젝트, 블라인드 투자를 진행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이 공모주 특화 하우스에서 벗어나 투자영토를 확장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은 IPO 전문가 그룹으로서 사모운용사 전환 이후 공모주 펀드 설정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이후 IPO 펀드 운용을 하며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IPO 2~3년 전 단계에 있는 기업을 탐방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PreIPO 투자에도 눈을 떴다.
IPO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내고 밸류애이션 및 엑시트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PreIPO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 '파인밸류PreIPO플러스 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이 대표적인 PreIPO 펀드로 꼽힌다. 빠른 회수가 예상되는 딜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대형 IPO건 참여 등을 통해 추가 수익률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2016년 7월 설정 이후 연환산 수익률 42.8%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IPO 과정에서 다수의 기업들의 네트워크가 쌓이며 상장 후 3~5년차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상장 메자닌 프로젝트, 상장 메자닌 블라인드 펀드 설정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기업을 발굴하고 IPO 과정을 지원하고 상장 후 발행하는 메자닌에 투자하는 파인밸류자산운용만의 투자 사이클을 구축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운용자산 비중을 보면 투자 사이클이 안착된 모양새다. 2024년 5월 기준 운용자산(AUM) 3680억원 중 비상장, 상장메자닌 펀드로 2000억원 이상을 운용하고 있다. IPO펀드는 개방형 2개, 폐쇄형 8개 등 약 1480억원을 운용 중이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은 IPO에서 PreIPO, PostIPO 펀드로 투자 사이클을 구축한데 이어 투자 비히클도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에 따라 선호하는 비히클에도 차이가 있어 기관전용사모펀드,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아직 기관전용사모펀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는 이미 8건 이상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