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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BNK회장, 취임 후 첫 해외 IR 나선 배경은

싱가포르·홍콩 기관투자가 만남…상장 금융지주 하위권 '외국인 비중' 염두

최필우 기자  2024-05-31 07:48:41
빈대인 BNK금융 회장(사진)이 취임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BNK금융 CEO가 해외 IR에 참여해 외국인 투자자를 만난 건 5년 만이다. 빈 회장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고 주주환원 정책에 자신감을 표하면서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빈 회장이 해외 IR에 나선 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과 무관치 않다. 금융 당국이 국내 기업 주가 상승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자 저평가 주식으로 분류되는 금융회사의 CEO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BNK금융의 경우 상장 금융지주 하위권인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의식해 수년 만에 해외 IR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분기 IR 공개 전환·자사주 소각' 이어 '해외 IR' 부활

금융권에 따르면 빈 회장은 지난 20~23일 싱가포르와 홍콩을 찾아 주요 기관투자가 미팅을 가졌다.

BNK금융 CEO가 해외 IR에 나서는 건 약 5년 만이다.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은 2019년 5월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했고 10월에는 미국 시카고, 보스턴, 뉴욕에서 기관투자가를 만났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CEO의 글로벌 IR이 뜸해졌다.

지난해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금융지주 CEO의 해외 출장길이 다시 열렸지만 빈 회장은 출장길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남은행 횡령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집안 단속에 힘을 기울여야 했기 때문이다. 취임 2년차인 올해 그룹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해외 출장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빈 회장은 주가 관리에 관심을 두고 해외 출장을 꾸준히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해 취임 직후 국내에서 분기별로 진행되는 경영실적 발표를 공개 전환하는 등 주주 소통에 관심이 깊다. 상장 금융지주 대부분 경영실적 발표를 일반투자자에게도 공개하는 BNK금융만 비공개 상태를 유지해선 안된다고 판단했다.

지방금융 최초로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것도 빈 회장이다. BNK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을 전반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게 빈 회장의 지론이다. 또 그는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고 두 번째 매입 때는 지주 임원 전원이 매입에 동참하면서 경영진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외국인 소진율, 7개 상장 금융지주 중 6위

BNK금융은 빈 회장의 해외 IR을 준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BNK금융지주 외국인 소진율은 30일 기준 38.68%다. KB금융(76.63%), 하나금융지주(69.97%), 신한지주(60.98%), DGB금융지주(45.23%), 우리금융지주(42.62%)에 이어 6위다. 상장돼 있는 7개 은행금융지주 중 JB금융(36.86%) 만이 BNK금융지주보다 외국인 소진율이 낮다.

최근 국내 금융주 주가 흐름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 비중과 무관치 않다. 올들어 주가가 45.47% 상승한 KB금융, 40.32% 오른 하나금융지주를 보면 외국인 소진율이 70%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상장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높은 외국인 소진율이 주가 상승폭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빈 회장은 외국인 투자자 대상 세일즈를 강화하기 위해 임기 중 해외 IR을 이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유력한 후보지로는 전임 회장도 방문했던 북미 지역이 꼽힌다.

BNK금융 관계자는 "빈대인 회장이 직접 IR에 참여해 홍콩, 싱가포르 기관투자가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다"며 "구체적으로 예정된 해외 IR 일정은 없지만 앞으로도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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