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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MSCI 신규 편입 한진칼, '첫 술에 배부르랴'

첫 평가는 'BBB' 중위권 안착…지배구조 평균·노무관리 미흡 진단

허인혜 기자  2024-05-17 08:30:16
한진칼의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은 중위권인 'BBB'에서 출발하게 됐다. 한진칼은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서 처음으로 MSCI의 ESG 평가를 받았다.

MSCI는 한진칼의 지배구조와 탄소배출 부문 등은 해외 동종기업 평균치에 도달했다고 봤다. 노무관리와 친환경 건축 등 아직 지켜봐야할 부문도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등급이 상대적으로 높고 국내 평가기관에서도 후한 점수를 준 만큼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첫 평가는 중위권, 기업 지배구조 등 '평균' 평가

한진칼이 받은 BBB등급은 MSCI의 평가 등급 7단계 중 딱 중간이다. MSCI는 한진칼을 호텔·관광 산업군으로 분류했다. 항공사 대한항공, 진에어와 함께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산업군에 속한 해외 기업은 97곳이다. AA등급에 기업의 30%가 쏠렸고 A등급에는 17%가 포함됐다. BBB등급에는 22%의 기업이 속했다.


MSCI는 한진칼의 다섯 가지 세부 항목이 평균값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 행동론, 수질오염 관리, 개인정보 보호·데이터 보안, 탄소 배출 등이다. 한진칼은 2019년 기업 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한 이후 이사회 사외이사 비율을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매진 중이다. 업종 평균은 53.5% 수준이다.

한진칼은 항공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의 영향으로 환경 부문에서 더 신경쓸 곳이 많다. 대표적인 게 탄소규제다. 한진칼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기후 관련 태스크포스 TCFD를 운영 중이다.

노무관리와 친환경 건축 등은 하위권 평가를 받았다. MSCI는 한진칼의 노무관리 부문에 하위권 평가를 내린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평가 지표는 공개하고 있다. 노동 강도와 노사관계, 근로자 보호 등이 포함된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한진칼의 비정규직 고용률은 3.7%로 업종 평균인 9.5%에 미치지 못한다. 근속년수도 3년으로 평균인 8.1년 대비 짧다.

한진칼은 연간 ESG 보고서를 통해 나름의 노사 소통과 상생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분기별로 시행하는 노사협의회와 안전보건협의회 운영 등이다.

◇MSCI '아직 연구중', 국내 평가는 점진적 성장

한진칼의 평가 등급은 차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MSCI는 이번 평가에서 한진칼의 종합 ESG 등급과 일부 항목에 대한 분류 결과만을 공개했다. MSCI는 통상 기업의 ESG 등급을 평가하며 △부정적인 논란과의 연관성 △기피사업 참여 여부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17개 목표 충족 등을 함께 관찰한다. MSCI는 일부 항목이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국내 평가기관은 한진칼에 높은 평가 등급을 매긴 바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2023년 평가에서 한진칼에 종합 A등급을 부여했다. 환경과 지배구조는 A등급을, 사회는 A+등급을 책정했다.

국내 등급도 처음에는 중위권 이하였지만 천천히 상승했다. 한국ESG기준원의 전신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는 2018년~2020년까지 한진칼에 각각 B이하, C, B+ 등급을 책정한 바 있다. 2020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등 지배구조 부문의 노력에 따라 등급이 상향됐고 2021년 한진칼이 산업은행의 주주제안에 따라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면서 통합 등급도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한진칼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만큼 계열사들의 ESG 등급도 향후 성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MSCI 한국 지수에는 대한항공이 포함돼 있다. 대한항공은 가장 최근 이뤄진 2023년 12월 평가에서 57곳의 항공사 중 A등급을 받았다. MSCI는 대한항공의 기업 지배구조와 개인정보 보호·데이터 보안 부문에서 리더격(ESG LEADER) 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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