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렌털 사업의 성장이 정체한 가운데 워커힐 사업이 두각을 나타내며 증권가 전망에 부합한 실적을 거뒀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SK네트웍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4769억원, 영업이익 624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1년 전 대비 각각 3.6%, 1.5%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에는 대체로 부합했다. 증권가가 전망한 매출은 2조3632억원, 영업이익은 653억원이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SK매직과 SK렌터카가 주춤한 사이 호텔 사업인 워커힐 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이 힘을 냈다. 트레이딩과 워커힐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9.3%, 11.8% 늘었다. 반면 SK매직과 SK렌터카 매출은 10.3%, 8.1% 줄었다.
SK렌터카의 경우 차량 운영 대수 감소, 중고차 매각 대수 감소로 매출이 줄었다. SK매직의 매출이 감소한 요인은 신규 계정의 감소다. 올 1분기 SK매직 국내외 누적 렌털 계정 수는 작년 4분기와 같은 242만 계정이었다. 글로벌 계정이 전기 대비 2만 계정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국내 계정은 반대로 2만 계정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SK네트웍스 측은 "공기청정기와 비데 신규 계정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선 워커힐이 1년 전보다 20억원 증가한 36억원을 기록해 전 사업부문에서 이익 증가분과 증가율(전년비 130.4%↑) 모두 가장 높았다. 작년 말 뷔페를 새단장했고 '호캉스(호텔+바캉스)' 상품 판매, 봄철 행사 등에 나서면서 호텔 숙박객과 식음료 매장 이용객이 늘어난 결과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인천공항 라운지와 환승 호텔 영업이 호황을 맞이한 것도 실적 성장 요인이다. 44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트레이딩 사업의 영업이익은 24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4분기부터 연결실적에 편입된 엔코아는 전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영업손실(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 줄어든 58억원이었다. 증권가는 엔코아가 인력과 시스템 보강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 증가로 올 하반기부터 실적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코아는 데이터 컨설팅과 데이터 통합관리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1997년에 설립됐다. SK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역량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작년 10월 이 회사를 약 951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SK그룹 오너가 3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달 엔코아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엔코아를 필두로 올해 AI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알짜 자회사로 발돋움한 SK렌터카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 매각가는 약 8500억원이다.
올 1분기 SK렌터카가 SK네트웍스 연결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16%로 휴대폰 유통부문과 트레이딩에 이어 셋째로 높다. 최 사장과 경영진은 차량 렌털 사업이 AI와 접점이 낮다고 보고 수익성 감소 우려에도 SK렌터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렌터카 지분 매각을 원활히 진행해 재무안정성을 강화하고 AI 중심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