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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적자 피했다…<붉은사막>마케팅 '시동'

[컨센서스 상회] <검은사막><이브> 매출 견조, 하반기 신작 게임 마케팅 본격화

이지혜 기자  2024-05-10 10:59:39
펄어비스가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출은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펄어비스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고 바라본다. 당초 증권업계는 펄어비스가 수십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보는 데 더해 순이익도 간신히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적은 이런 기대치를 웃돈다.

펄어비스는 2분기부터 차기 기대작인 <붉은사막>의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파트너 기업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면 지금부터는 유저의 마음을 적극 공략해 2025년 <붉은사막>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매출은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뚝'

10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으로 매출 854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2023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4% 감소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46.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6.3% 증가한 128억원이다.


조석우 펄어비스 CFO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원 증가와 급여 인상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인건비가 늘었다”며 "다만 지급수수료는 감소했고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이런 비용도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업비용으로 펄어비스는 올 1분기 총 849억원을 썼다. 직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보다는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보면 펄어비스의 전체 인원은 감소했다. 그런데도 인건비가 늘어난 건 급여를 인상한 탓으로 풀이된다. 허진영 펄어비스 CEO는 “직원이 늘어난다고 해도 매년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다양한 부분에서 개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기에 여러 타이틀을 동시에 개발하더라도 효율성이 좋다”고 말했다.

대신 펄어비스가 가장 많이 줄인 영업비용은 바로 지급수수료다. 펄어비스가 올 1분기 쓴 지급수수료는 모두 17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91억원 대비 11%가량 줄었다.

매출이 지난해 1분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주력IP(지식재산권)인 <검은사막>이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자회사 CCP게임즈가 개발한 이브IP 덕분이다.

<검은사막>은 올 1분기 668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인 675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바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1%가량 늘었다. 이브IP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이브IP는 올 1분기 180억원의 수익을 냈는데 직전 분기 대비 줄었어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억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하는 <검은사막>이 그간 쌓은 서비스 역량을 토대로 꾸준한 성과를 이끌어내며 특히 해외에서 매출 비중 82%를 달성했다”며 “이브는 코어 유저를 중심으로 리텐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올 1분기 <검은사막>에서 ‘길드 리그’, ‘장미 전쟁’ 프리시즌 등 PvP(이용자간 대결) 콘텐츠를 내놓으며 수요를 확보했다. 펄어비스는 2분기 이후에도 <검은사막>과 관련해 1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중국 판호 발급을 추진하며 성장세가 꺾이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컨센서스 '상회', 적자는 없었다


비록 펄어비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부진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펄어비스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었다. 펄어비스의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는 매출 797억원, 영업손실 61억원, 순이익 4억원이다. 2025년 신작게임 <붉은사막>을 내놓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데다 주력 게임인 <검은사막> 매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다.

그러나 실제 펄어비스의 잠정실적은 컨센서스 대비 매출이 7%나 많고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2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사막> 유저 대상 마케팅 본격화

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미지

앞으로 관건은 신작 <붉은사막>인 것으로 분석된다. 펄어비스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핵심이 바로 <붉은사막>이다. 펄어비스는 올 8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Gamescom)에 참가해 <붉은사막>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시작으로 지스타 등 다양한 글로벌 게임행사에 참석해 <붉은사막>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 CFO는 “<붉은사막>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작년까지 파트너사 위주 마케팅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유저들이 게임을 제험하며 기대감을 높일 수 있도록 게임스컴에 참가해 유저 대상 시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해 집행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허 CEO는 “(투자자가) 걱정하지 않을 수준의 계획이 있으며 <붉은사막>이 이미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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