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현금상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보유현금은 총차입금 규모를 넘어선다. 만기채를 모두 현금으로 대응하더라도 펄어비스의 순현금 상태는 유지된다.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는 점도 상환 전망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향후 신작, 중국 진출과 같은 호재가 남아있는 만큼 저평가된 현재 시점에 차환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된다.
◇펄어비스, 만기채 갚아도 순현금 기조 유지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12일 147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이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보유 현금이 풍부한 만큼 현금상환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업계 분위기와 금리, 신용등급 등을 고려했을 때 현 시점에서 차환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의 보유현금은 전체 차입금 규모를 웃돈다. 1분기 연결기준 펄어비스의 현금성자산 5110억원, 총차입금 2471억원이다. 순차입금은 -2638억원, 순현금 상태다. 만기채를 현금으로 갚더라도 여전히 순현금 기조는 유지된다.
향후엔 실적 개선을 이끌 호재가 남아있다. 우선 주력게임 검은사막의 중국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6월5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 게임 15종에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중국은 심의를 거친 해외 게임사의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급해 서비스를 허가한다.
펄어비스는 올해 8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 참가해 개발중인 신작게임 붉은사막의 시연행사를 연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후 지스타 등 여러 게임행사에 참석해 붉은사막의 홍보를 본격화한다. 펄어비스로서는 상황이 좋지 못한 이 시점에 차환 목적의 회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등급 하향수렴' 펄어비스, 업계선 등급·전망 줄줄이 조정 펄어비스의 신용등급은 최근 하향수렴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2월 'A0, 안정적'에서 'A0, 부정적'으로 등급전망을 조정했다. 6개월 만인 5월31일에는 'A0,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존에 'A-, 안정적'을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주력 지식재산권(IP)의 진부화, 신작 출시 지연 등에 따른 영업실적 하락, 단기간 내 외형성장 및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펄어비스의 매출은 2019년 5359억원, 2020년 4888억원, 2021년 4038억원, 2022년 3857억원, 2023년 3335억원으로 우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부터 마케팅 비용 감축을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지만 고정비 부담과 높아진 인건비 탓에 2023년 영업손익에서 -164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최근 게임업계의 분위기도 좋은 편이 아니다. 올해 들어 주요 게임사들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등급을 지키고 있긴 하지만 전망조정을 피하진 못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4월, 나이스신용평가는 5월 엔씨소프트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0, 안정적'에서 'AA0, 부정적'으로 바꿨다.
넷마블 역시 비슷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는 올 2월 등급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2월 신규로 등급을 매긴 한국신용평가 역시 'A+, 부정적'을 부여했다.
컴투스의 유효 신용등급은 6월 A0에서 A-로 낮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컴투스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지난해 12월 'A0, 안정적'에서 'A0, 부정적', 6월 'A-, 안정적'으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등급전망을 A0, 안정적에서 A0,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최근 들어 펄어비스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으로 매출 854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46.3% 줄었다. 증권업계에선 펄어비스가 1분기 매출 797억원, 영업손실 61억원, 순이익 4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