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이동진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조정호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았다. 김용범 대표이사(부회장)가 이 부사장의 뒤를 이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지난해 보수총액으로 11억3600만원을 받았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이는 조 회장으로 34억54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김 부회장과 김상훈 IR팀장(상무보)가 각각 9억8900만원, 5억500만원을 받았다.
이 부사장은 세부적으로 급여 1억8700만원, 상여 9억32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700만원을 받았다. 이 부사장의 급여는 김용범 회장의 급여보다 4700만원이 더 많은데, 그 이유는 그의 겸직 여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부사장의 역할을 단순히 CFO로 국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영지원실장은 재무관리팀 뿐만 아니라 경영지원팀 등을 이끌며 최고인사책임자(CHO)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IT담당을 이끄는 것도 이 부사장의 몫이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은 7월 이전에는 1000만원, 8월에서 11월에는 2100만원을 급여로 수령했다. 작년 11월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12월에는 2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상여는 이 부사장의 개인 고과율에 따라 지급됐다. 메리츠금융의 개인 고과율은 주요 계열사 실적 등으로 구성된 정량평가 부문과 이를 통해 평가하기 어려운 정성평가의 총합이다.
정량평가는 업종별 세후 자기자본이익률(ROE) 및 주주수익률 등을 비교해 평가한 계열사 평균으로 이뤄진다. 보험업, 금융투자업, 여신전문금융업에서 S등급을 받은 점이 개인 고과율에 반영됐다. 정성평가에서는 경영관리 및 성장에 기여한 점 등이 인정됐다.
이 부사장의 상여는 매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이 부사장의 상여는 7억8900만원으로 1년 만에 1억4300만원 가까이 늘었다. 당시 이 부사장의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기 보다는, 지주에서 쌓아 올린 그의 성과가 매해 성장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 부사장의 보수가 5억원을 넘으려면 못해도 3억~3억5000만원 이상의 상여를 받아야 하는데, 그가 고액의 보수 수령자로 공시 대상에 오른 첫 해가 2022년이다. 그 이전에 대한 이 부사장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5억원 미만의 보수를 수령했기 때문이다.
미등기 임원 중 사실상 유일하게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했다는 점에서 이 부사장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그와 함께 5억원 이상의 보수를 김 상무보의 경우 그 다음해 임원 보수 공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김 상무가 지난해 수령한 3억5000만원이 외부 우수인력 영입을 위한 특별상여금이기 때문이다. 급여는 1억4800만원이다.
김 상무보는 2007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팀에서 일하다 2012년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 크레디트팀으로 자리를 옮겨 부서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메리츠금융은 2022년 말 IR팀 신설과 함께 IR 담당 임원으로 김 상무보를 영입했다.
지난해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한 조 회장과 김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의 사내이사다. 메리츠금융의 미등기임원은 총 17명으로, 미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2억2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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