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석 유안타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하며 재임 8년 차에 접어들게 됐다. 대주주 유안타그룹이 직접 최고경영책임자(CEO) 후보자로 추천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표했다. 2016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 대표는 같은 해 취임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와 함께 업계 최장수 CEO 축에 들어가게 됐다.
정 대표는 올해 취임 후 처음으로 쉽지 않은 경영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2022년부터 이어지는 고금리 기조 속 수익성 악화로 취임 후 첫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도 77억원을 쌓으며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룹 신뢰'에 정영석 대표 연임 성공, 저축은행 장수 CEO 2위
금융권에 따르면 유안타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회의를 열고 정영석 대표이사(사진)를 CEO 단독 후보자로 추천했다. 연임에 성공한 정 대표는 2016년 취임 이후 8년째 유안타저축은행 경영을 이끌게 됐다.
정 대표는 저축은행업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 재임한 대표이사가 됐다. 업계 최장수 CEO는 2013년부터 11년째 페퍼저축은행 수장으로 있는 장매튜 대표이사다. 장 대표 뒤를 이어 2016년에 취임한 정 대표와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가 나란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 대표를 단독 CEO 후보자로 추천한 건 대주주인 유안타상업은행이다. 정 대표는 대주주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지난 2016년 4월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은 한신저축은행을 인수해 이듬해 2월 유안타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 대표는 유안타그룹이 한신저축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대표직을 맡아왔다.
대주주 유안타상업은행은 정 대표 추천 이유에 대해 "2016년 유안타저축은행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약 7년간 당사의 업적 신장과 리스크관리에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며 "대표이사로서 금융업에 대한 많은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저축은행 내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후보"라고 밝혔다.
유안타저축은행 임추위는 모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 대표가 사내이사로서 임추위에 참여하고 있고, 사외이사는 △박창균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이상우 전 국제금융센터 부원장 △남재현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이다.
임추위는 CEO 선임 건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총 이후 다시 이사회를 소집해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하게 된다.
◇올해 경영 키워드 '리스크 관리'…적자전환 만회할까
정영석 대표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단연 '리스크 관리'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마진이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유안타저축은행 역시 작년 말 기준 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안타저축은행이 유안타그룹으로 편입되고 정 대표가 취임했던 2016년 말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적자 전환은 7년 만이다.
유안타저축은행은 그룹 인수 이후 꾸준히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듬해 2017년 순이익이 46억원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적자를 탈출했다. 이후 2018년 44억원, 2019년 4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2020년 53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작년 수익성을 악화시킨 건 다름 아닌 대손충당금이었다. 유안타저축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연간 대손충당금전입액은 7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큰 순이익을 기록했던 2020년 53억원보다 24억원 더 많은 금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셈이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빠르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PF 대출을 취급하며 규모를 키워왔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반대로 유안타저축은행은 부동산 관련 대출 취급 규모가 크지 않다. 2022년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444억원 수준이다. 건설업 대출은 478억원, 부동산업 대출은 1562억원으로 부동산 업종 전체 대출채권 규모는 2484억원이다.
유안타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리스크 관리에 경영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작년 조달금리가 상승하며 이자 마진이 많이 줄어 이자수익도 축소했고, 여기에 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게 순손실 발생의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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