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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아이디스 그룹, 저평가 국면에도 '소극적 주주정책'

④아이디스 배당 축소, 순익 증가세 '상반'…슈퍼개미 지분 매입에도 주가 부동

김소라 기자  2024-02-26 15:02:57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산업용 IT 기기 제조 그룹 '아이디스'가 밸류에이션(시가총액)을 반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룹 핵심 사업체인 아이디스를 비롯해 지주사 '아이디스홀딩스' 등도 주요 투자지표 상 저평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주주 정책은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고 있다. 배당액을 매년 꾸준히 늘려나가는 대신 대외 상황에 따라 줄이거나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른 바 슈퍼개미의 투자 및 기관 투자자의 지분 매입에도 주가 움직임은 크지 않다. 상대적으로 외부 주주 비중이 높은 만큼 주주 행동주의 활동 등도 점쳐지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회사측은 주주와 소통하며 경영 현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스 그룹은 기업 규모 대비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주사 아이디스홀딩스와 핵심 사업 법인 아이디스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재 1배 미만이다. 그룹 내 총 6개 코스닥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고 이들의 합계 시가총액이 7000억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기업 가치 평가 면에선 열위 상태에 놓여 있다. 2010년초 인적분할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외형을 신속히 확장했지만 각각의 내재 가치가 하나로 버무려지지 못한 그림이다.


수익 면의 밸류에이션 평가도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주가수익비율(PER)의 경우 변동성이 다소 심한 편이다. 최근 몇 개 사업연도 간 연 매출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PER은 오르내리길 반복하는 형국이다. 특히 2022년 아이디스 연결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PER은 19배에 그쳤다. 동기간 아이디스홀딩스 역시 PER 3배에 머물렀다.

아이디스홀딩스 지분 구성은 외부 투자자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특시 슈퍼개미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와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이 투자를 했다. 피델리티의 지분율은 9.69%, 박영옥 대표의 지분은 6.42%로 이들 보유 지분은 이달 기준 모두 합쳐 15.8%다. 김영달 아이디스 그룹 회장 지분(33.09%)을 제외하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이 단일 주주 기준으로 가장 많다.

다만 이들 주주들의 활동은 아직 적극적이지 않다. 구체적으로 주주총회에 공식적으로 안건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이 전무하다.

주주로서 견제 역할은 하고 있다. 김영달 회장의 계열사 겸직 관련한 지적 등이 제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9개 법인을 겸직하고 있다. 아이디스홀딩스를 비롯해 총 5곳에서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고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중인 곳도 3곳이다. 종속회사 가운데 자산총계 기준으로 가장 규모가 작은 '아이디피'에선 비상근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 자문 역할도 도맡고 있다.

아이디스홀딩스 관계자는 "대표자가 현재 여러 군데 겸직하다 보니 이에 대해 각 계열사 상황에 맞춰 서로 다른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등의 주주 서한 활동은 더러 있는 편"이라며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와는 미팅도 빈번히 진행하며 현황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성과는 가시적이지 않다. 밸류에이션이 장기간 부진한 흐름인 만큼 투자 차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2017년~2019년 주당 1만3000원~1만6000원대 아이디스홀딩스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이날(26일) 기준 주가는 1만1000원대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또한 2020년~2022년 주당 1만2000원~1만3000원대 주식을 매입했다. 박 대표는 2022년 말 주가가 1만4000원 수준으로 올랐을 당시 일부 차익을 실현했고 이달까지 꾸준히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룹 차원 주주 환원도 적극적이지 않다. 아이디스홀딩스는 올해 주당 25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4.3%다. 아이디스는 배당금을 줄였다. 이달 이사회에서 주당 3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직전년도 대비 50원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이 77% 증가했음에도 전체 배당금액은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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