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사명 변경과 맞물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신임 CFO로 낙점된 김대원 부사장(
사진)은 30년 넘게 현장 및 지원팀 등을 두루 섭렵하며 경험을 쌓은 인사다. 그는 에너지 및 환경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삼성이앤에이(삼성E&A)의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등 중책을 맡았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음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지원실장인 김대원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 사내이사로 이사회 주요 구성원까지 오르게 됐다.
1964년 4월생인 김 부사장은 평택고와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3월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30년 넘게 재직했다. 중국법인장과 경영지원팀장, 화공사업지원팀장, 공사혁신팀장 등을 역임했다. 가장 최근에는 멕시코 타바스코주에서 진행되는 DBNR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로 근무하는 등 현장과 지원부서를 다양하게 경험했다.
김 부사장은 승진과 맞물려 경영지원실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실장은 CFO 자리를 겸한다. 최근까지 정주성 부사장이 앉았던 자리다. 김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CFO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정통 재무라인 출신이 아닌 임원을 CFO로 맡긴 것도 이례적이다. 전임인 정 부사장을 비롯해 역대 CFO는 경영학을 전공한 정통 재무라인 출신이다. 특히 대부분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내 계열사 재무라인을 거쳤던 것을 고려하면 김 부사장의 CFO 임명은 기존과는 다른 재무전략을 기대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에너지 및 환경 사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까지 주요 사업을 총괄했던 만큼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수행과 수익성 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약 33년 만에 사명을 삼성E&A로 바꾸기로 하는 등 에너지 및 환경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에너지 트랜지션(Energy Transition) 신사업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총 3700억원을 미래기술 확보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현금 유출이 예고됐지만 재무구조는 건전한 편이다.
전임 CFO인 정 부사장 관리하에 삼성엔지니어링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136.5%로 전년 대비 68.1%포인트 감소했다. 2021년 말 209%였던 부채비율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개선된 수준이다.
아쉬운 측면은 순현금 추이다. 2022년 말 1조7786억원 수준이었던 순현금은 지난해 말 1조3514억원으로 줄었다. 68.1% 줄어든 규모다. 2020년말 5705억원에 그쳤던 순현금 규모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준이지만 올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신임 CFO 김 부사장은 현금흐름 및 재무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