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3년 만에 포스코그룹 최대 조달 파트너 지위를 되찾았다. 지난해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모든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1년 내내 자본시장 최대 우군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모든 딜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순위를 가른 건 지난해 4월 포스코퓨처엠 공모채였다. 이 때 가장 많은 물량을 책임지며 타사와 격차를 벌렸다.
◇이차전지 투자 나선 포스코퓨처엠, '활발한' 시장 등판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2조4800억원의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전년 회사채 발행액이던 1조7200억원보다 4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채권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면서 포스코그룹 계열사 모두 활발한 발행 기조를 보였다. 그룹 최대 이슈어(Issuer)인 포스코가 1월 단숨에 7000억원을 조달한 것을 시작으로 포스코퓨처엠, 삼척블루파워,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순차적으로 시장을 찾았다.
가장 많은 금액을 조달한 회사는 포스코퓨처엠이다. 2월 4000억원, 4월, 3000억원, 9월 2500억원 어치 공모채를 찍어 총 발행 규모가 1조원에 육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소재 투자를 위해 지속 자금을 확보했다. 조달 자금 대부분이 포항에 짓는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에 투입됐다.
적극적으로 공모 시장을 활용한 포스코그룹의 최대 파트너는 NH투자증권이었다. 지난해 전채 발행 물량의 20%인 4860억원을 인수해 인수 실적 1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포스코그룹 인수 1위에 오른 뒤 2021년과 2022년 KB증권에 자리를 내줬는데 3년 만에 선두를 되찾았다.
KB증권은 3880억원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과 격차는 1000억원을 넘는다. 오히려 3, 4위였던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과 접전을 벌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인수액은 352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3250억원이었다.
순위를 가른 딜은 작년 세 차례나 공모채를 찍은 포스코퓨처엠의 4월 발행이었다. 포스코퓨처엠은 수요예측 전에는 15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했다. 당시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220억원씩 고르게 인수하기로 계획했다. 수요예측 끝에 3000억원으로 증액이 결정됐는데 이 중 1200억원을 NH투자증권이 책임졌다.
NH투자증권은 인더스트리1본부 산하 스트래티지 인더스트리(Strategy Industry)부를 중심으로 포스코그룹에 대한 커버리지 역량을 강화해왔다. 스트래티지 인더스트리부는 15년 넘는 기간 동안 IB(투자은행)업무 경험을 쌓은 이상환 이사가 이끌고 있다. 이 이사는 2022년 말 해당 부서로 배치된 후 성과를 드러냈다.
◇'중소형사' 하이·신영·IBK, 나란히 10위권 진입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그동안 소홀했던 조달 파트너를 새롭게 중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모채 발행 규모를 키우면서 전통 IB 강화에 나선 중소형 증권사에게 세일즈를 일부 맡겼다.
대표적인 회사가 하이투자증권과 신영증권, IBK투자증권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1월 포스코 공모채에서 350억원, 5월과 8월 포스코인터내셔널 발행 때 각 100억원씩을 인수해 550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신영증권과 IBK투자증권도 각 450억원, 440억원의 인수액을 기록했다.
이 덕에 세 회사는 나란히 포스코그룹 인수 실적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22년까지만 해도 10위권은 커녕 인수실적 자체가 전무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세 회사에 100억~200억원의 물량을 맡긴 바 있다. 지난해 달라진 중소형사 활용 기조를 보인 만큼 올해도 이 같은 전략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HD현대그룹, GS그룹,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미래에셋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3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3년 1월부터 2023년 12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