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외식·베이커리 계열사 CJ푸드빌이 공석이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채웠다. 기존에는 실무급이 맡았던 자리에 지주사 CFO 출신 임원을 배치해 재무 부문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투자를 유치하면서 곳간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최근 안승준 경영리더를 CJ푸드빌 경영지원담당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7월 그룹 지주사인 CJ 재무전략실장으로 선임된 안 경영리더는 12월 경영혁신TF로 자리를 옮긴 뒤 인사발령을 기다리며 휴식기를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은 그룹 정기인사에 앞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CFO 자리가 공석이 됐다. 지난해 말 CJ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 이후 지주사를 비롯해 몇몇 계열사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 재편이 이뤄졌고 CJ푸드빌도 이때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CJ푸드빌에서는 사업별로 구성된 조직을 기능별로 재편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기존에는 외식사업과 베이커리사업을 두 축으로 산하에 별도의 마케팅, 구매팀 등이 꾸려진 형태였다. 이를 분리해 구매·SCM담당, 마케팅담당 등을 신설하고 업무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경영지원담당을 맡던 인물이 구매·SCM담당으로 이동했다. CJ푸드빌은 내부 인력으로 자리를 당장 채우지 않고 후임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첫 외부투자 유치로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 및 자금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아르게스PE를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마무리해 7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사내로 유입됐다. 2022년 말 기준 자기자본(307억원)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외형 확대에 맞춰 자금을 운용할 재무 수장의 직급을 임원급으로 높인 것도 이러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안 경영리더는 1977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에서 MBA를 수료했다. 23년간 CJ그룹에만 몸담은 인물로 자금 조달과 IR, M&A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녔다는 평가다.
2001년 CJ에 입사한 뒤 CJ재경팀, CJ 제일제당 독일법인, CJ제일제당 재무전략실을 거쳤다. 2023년 1월 CJ 사업관리그룹으로 이동해 계열사의 사업전략과 재무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됐다. 안 경영리더는 CJ라이브시티와 CJ푸드빌 감사를 겸직하면서 두 회사의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CJ푸드빌의 유상증자를 처음부터 감독했던 그에게 조달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과제가 맡겨진 셈이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자리를 지킨 김찬호 대표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발맞춰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2025년까지 총 5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뚜레쥬르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약 9만㎡ 규모 공장 설립으로 연간 1억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현지 매장을 확대해 북미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외식 사업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빕스 매장 중 부진한 매장을 효율화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