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지난해 이뮨온시아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급증하는 효과를 얻었다. 지난해 4분기에만 927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이뮨온시아에 지난 한해 약 35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 자금을 토대로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과 상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이뮨온시아 지분율 67.7%로 확대…염가매수차익 약 600억 반영 유한양행은 6일 2023년 연결기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액 1조8590억원, 영업이익 5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 대비 매출액이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6% 확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7.4% 증가한 14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오른 점이 눈에 띈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이 훌쩍 뛰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927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 전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 셈이다.
4분기 순이익 증가는 이뮨온시아 지분 인수로 염가매수차익이 600억원가량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가 보유한 이뮨온시아 보통주 2266만주 전량을 약 260억원에 취득했다. 이 거래로 유한양행은 지분율 6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뮨온시아 지배력 획득으로 4분기 회계처리도 변경됐다. 지금까지 공동기업으로 설정됐던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의 완전 자회사로 연결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동시에 이뮨온시아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약 600억원을 4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했다.
이후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에 추가 출자를 단행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뮨온시아가 진행한 8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이 67.7%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만 약 350억원을 이뮨온시아에 투자한 셈이다.
이뮨온시아는 유증 등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면역항암제 신약 물질인 'IMC-001'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유한양행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개량신약 개발기업 애드파마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에이투젠 등의 매출이 각각 50억원, 85억원가량 늘었다. 애드파마가 국내 제약사와 협업으로 받는 기술료도 지난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R&D 비용 1565억 투입…올해 렉라자 美 허가 기대 매출의 10% 내외를 연구개발(R&D)에 쏟는다는 기조는 변함없이 이어졌다. 별도기준 지난해 유한양행이 R&D에 쏟은 비용은 1565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9% 수준이다. 전년도에는 1410억원을 투입했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최근 그 성과도 가시화된다. 폐암 신약 '렉라자'는 국내 허가 후 1차 치료제로 급여를 확대했다. 올해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렉라자는 글로벌 진출도 앞두고 있다. 얀센이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서를 낸 상태다. 연내 렉라자의 FDA 승인 여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렉라자 기술수출로 유한양행이 지금까지 얀센으로부터 벌어들인 기술료만 계약금 포함 8500만달러로 약 1100억원에 달한다. 미국 허가를 받게 되면 약 400억원을 추가로 받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길리어드바이오사이언스, 베링거인겔하임, 스파인바이오파마 등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로부터 받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매분기 분할 인식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이뮨온시아를 종속회사로 편입한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며 "이 외에도 애드파마를 비롯한 자회사 실적 개선이 매출과 수익 증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