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이뮨온시아의 주요주주 지위로 올라섰다. 2021년 신기술조합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고 2년만인 최근 고유계정을 활용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다. 이 과정에서 이뮨온시아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은 RCPS 지분 일부를 매도했다.
◇메리츠증권 IND본부 딜 주도, 유한양행 RCPS 지분 일부 엑시트25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최근 고유계정으로 이뮨온시아가 발행한 RCPS 약 1000만여주를 매입했다. 거래금액으로 따지면 대략 300억원 규모다.
이는 이뮨온시아의 기존 주주인 '파라투스에스피사모투자합자회사'의 풋옵션 물량이다. 메리츠증권이 권리 행사 물량을 재취득한 구조다. 해당 펀드의 약 31% 지분은 유한양행이 소유하고 있다. 이로써 유한양행도 일부 지분을 엑시트(Exit)하게 됐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에도 '메리츠SNP신기술금융조합제1호'를 조성해 이뮨온시아 RCPS 460만주를 매입했다. 당시 거래규모는 약 150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고유계정까지 포함해 총 4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한 셈이다.
두건의 딜(Deal) 모두 메리츠증권 IND(Investment & Development)본부가 이끌었다. IND본부는 유한양행에서 약 30년 근무하던 김재교 부사장이 이끄는 조직으로 바이오 투자만 전담한다. 김 부사장은 유한양행 글로벌전략부문장 등을 지낸 제약바이오 업계 베테랑으로 꼽힌다. 이뮨온시아도 김 부사장이 유한양행 재직 시절부터 맺어온 연이 바탕이 된 투자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소렌토 잇는 3대주주 지위, 연말 상장절차 재개 예상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가 2016년 설립한 면역항암제 개발사다. 작년 말 보통주 기준으로 유한양행이 47.3% 지분으로 최대주주고 소렌토테라퓨틱스가 43.4%로 2대주주다.
우선주 기준으로는 이번에 엑시트 한 '파라투스에스피사모투자합자회사'가 가장 많은 59.6%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메리츠SNP신기술금융조합제1호'가 25%로 그 다음 순위였다. 이번 투자로 메리츠증권은 유한양행과 소렌토테라퓨틱스를 잇는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이뮨온시아의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IMC-001(임상 2상 진행), IMC-002(미국, 한국, 중국 임상 1상 진행)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PD-L1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인 IMC-001이다.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AACR 연차학회에서 IMC-001의 상부위장관암에 대한 수술 전 요법(neoadjuvant) 결과를 발표했다. 측정 가능한 병변이 있는 환자 17명 중 3명(18%)에서 부분관해(PR), 14명(82%)에서 안정병변(SD)을 보였다(100% disease control rate)는 설명이다.
이뮨온시아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작년 상장(IPO) 작업의 일환으로 기술성평가를 진행했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말께 재도전에 나서며 상장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관련 작업의 조력자로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