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7년여 전 미국 바이오텍과 함께 설립한 합작사 이뮨온시아를 완전 자회사로 품었다. 파산이 진행 중인 파트너사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거래가 최종 마무리 됐다.
이뮨온시아의 지분 상당부분을 확보한 압도적 최대주주가 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쥐게 됐다. 파트너사가 기술출자한 특허권에 대해선 일단 유한양행이 확보했다.
◇유한양행, 파산 소렌토 2266만주 전량 단독 인수…2대주주는 메리츠증권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가 보유하고 있는 이뮨온시아 보통주 2266만주 전량을 매입하는 계약을 최종 마무리 했다. 지분율(우선주 포함)로 따지면 약 32%, 거래금액은 2000만달러로 한화로 262억원 규모다.
2016년 합작사 설립 당시 유한양행이 51% 지분을 120억원에 취득했던 걸 감안하면 대략 7년 새 이뮨온시아의 몸값은 두배가량 확대된 셈이다.
이번 거래로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 지분 67%를 쥔 압도적 최대주주가 됐다. 지분율 요건만으로는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의 완전 자회사(종속기업)가 된다. 이뮨온시아는 우선주도 보통주와 똑같이 의결권을 쥔다. 2대주주는 우선주 22%를 보유한 메리츠증권이다.
유한양행은 소렌토 지분 외에도 이뮨온시아에서 진행 중인 임상 관련 특허권 3종도 함께 인수했다. 해당 소유권은 유한양행에 귀속되고 추후 이뮨온시아에 양도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뮨온시아는 임상 2상 중인 IMC-001을 주력으로 IMC-002 등의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속기업으로 변경 가능성…유한양행 "독립적인 경영 보장할 것"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개발사로 유한양행이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 합작사다. 당시 유한양행은 1000만달러, 약 120억원을 투자했고 소렌토는 개발 중이던 '면역체크포인트 항체' 후보물질 3종의 기술을 제공했다.
이뮨온시아 이사회 5명 중 대표이사를 포함해 3명의 이사 선임권한을 유한양행이 쥐었다. 2021년 7월 대표이사로 전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을 맡았던 김흥태 교수를 영입해 임상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소렌토가 파산신청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뮨온시아 지배력 변경 논의가 시작됐다. 소렌토는 항암제 신빌록(Cynviloq) 판매권을 두고 낸트파마 등을 상대로 2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했지만 패하면서 유동성 압박에 처했다. 이뮨온시아 지분 매각 딜에는 유한양행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지분율로만 따지면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를 완전 자회사로 삼을 요건이 충분하다. 종속기업으로 회계분류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공동기업으로 설정 돼 있다. 지배력이 변경된 만큼 추후 이사회 선임 권한 등에 있어서도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 고위 관계자는 "이뮨온시아 지분을 최종적으로 매입하며 완전 자회사가 된 건 맞지만 경영은 이뮨온시아 자체적으로 진행할 문제"라며 "독립적인 회사로 자체 임상을 하고 상장을 추진하는 등 관련 작업을 독립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뮨온시아 지분 매각을 추후 진행할 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고 언급할 문제도 아니고 생각해본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