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이 타깃이 됐다. 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PBR 1배 미만 기업들은 '저평가'를 탈출하고 부상할 수 있을까. 더벨이 PBR 1배 미만인 주요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해 봤다.
두산밥캣이 '만년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미국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라 실적 전망이 밝다. 여기에 최근 회사에 고배당 기대감이 커지는 등 '현상과 전망'이 탄탄하게 갖춰져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두산밥캣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7배 수준으로 지주회사인 ㈜두산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치 대비 특히 싼 주식'으로서 매력까지 부각되는 모습이다. 현재 두산밥캣의 주가는 불과 석 달 만에 약 21%(5일 오후 기준) 상승했다.
◇석 달간 20%↑…PBR ㈜두산에 이어 가장 낮아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두산밥캣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석 달간 20% 급등했기 때문이다. 두산밥캣 주가가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선 건 모회사 두산에너빌리티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이 진행된 지난해 중순 이후 처음이다.
'저평가 주식'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덕이다. 작년 말 기준 두산밥캣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7배로 두산그룹에서 지주회사인 ㈜두산(0.86)에 이어 가장 낮았다. 특히 PBR이 1배 미만이면 회사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낮을 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7624억원의 1조393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PBR 1배 미만인 종목들에 개선책을 요구하는 호재도 발생하면서 두산밥캣 같은 저평가주에도 주목이 가고 있다.
특히나 시장은 두산밥캣의 주주친화 기조도 주가 상승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초 이 회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자본준비금에서 약 1조원을 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바꾸면 배당이 가능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배당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은 2020년까지 매년 30~40%의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으로 지급하는 금액의 비율)을 기록한 고배당주이기도 했다"며 "지난 2년간 20~30%로 소폭 낮아지긴 했어도 PBR과 실적을 비교해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상황이다"라고 했다.
◇그룹 차원 저평가 요인 해소…자사주 활용 가능성은 적어
두산그룹의 부활이 주가 상승세의 요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두산밥캣은 2014년 4월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는 핵심 '캐시카우'다. 하지만 그동안은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받은 시기였던 만큼 계열사 지원 창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더 컸던 터라 주가 저평가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2022년 초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면서 그룹 차원에서 비롯된 저평가 요인은 일정 부분 제거됐다. 그리고 현재 ㈜두산은 자체 영역인 전자소재 사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수주 사업에서 사업 확대의 기대감이 일고 있다. 두산밥캣으로선 캐시카우라는 위상에 걸맞게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더불어 우호적인 업황도 시장의 이목을 이끌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에 더해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활기를 띠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1월 미국의 대선 정국이 있지만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의 공약인 '어젠다 47'에서 신도시를 대서 짓겠다고 밝혀 건설장비 수요는 계속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산밥캣은 자사주 비중이 적은 만큼 저평가 해소를 위해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는 식의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앞으로도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에 무게가 쏠린다는 얘기다.
두산밥캣은 현금 보유량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4284억원이다. 보유 총차입금(1조4580억원)을 다 갚을 수 있을 만큼의 현금을 들고 있을 정도로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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