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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던스 달성률 분석

높아진 매출 전망치, 현대오토에버의 자신감

올해 연간 매출 3조4600억 제시…차량용SW 사업 확대가 핵심

이호준 기자  2024-01-26 16:29:12
현대오토에버의 가이던스는 다소 보수적이었다. 2년 전 합병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처음 가이던스를 제공했는데 매번 실적이 가이던스를 뛰어넘을 만큼 간극이 상당했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오토에버는 26일 지난해 연간 매출로 3조6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실적인 것은 물론 작년 초 시장에 써낸 가이던스(2조8800억원)를 7%나 초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814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이던스를 뛰어넘는 데 가장 일조한 건 역시 ITO(IT 아웃소싱) 사업이다. ITO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1조415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46%를 차지했다. 그룹 디지털 전환 대응을 위한 IT 운영사로서의 역할이 확대된 덕이다.

(단위:억원)

나머지 부문인 SI(시스템통합) 사업과 차량용SW(소프트웨어) 사업도 힘을 냈다. 지난해 매출로 SI사업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조97억원, 차량용SW 부문은 전년 대비 27.9% 증가한 6396억원을 올렸다. 완성차 고사양화에 따른 믹스 개선 등의 영향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올해도 SW 분야의 핵심 조력자이자 리더로서 역할을 다해 고객의 미래 사업경쟁력 강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실적을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만,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이던스는 향후 기업의 실적 방향을 시장에 미리 알려주는 정보 사항이다. 주주의 권리 보호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가이던스는 정확할수록 이상적이다.

이 때문에 현대오토에버에서도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하면서 가이던스를 2조88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가이던스를 발표한 2021년 이후 처음 주주의 실적 예측가능성을 지원한 셈이다.

2023 현대오토에버 CEO 인베스터데이

변화는 최근 들어 더 돋보인다. 현대오토에버는 26일 공시에서 연간 매출 규모로 3조4600억원을 예상했다. 작년 실적과 비교해 12% 늘어났다. 2022년 연간 매출(2조7545억원) 대비 겨우 4.6% 올려 잡은 데 그친 지난해 가이던스와 비교하면 더 차이가 난다.

앞선 작년 중순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추세도 감안해 중장기 실적 목표치까지도 제시했다. 3조원 수준인 매출을 2027년 5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 기간 매출이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될 차량용SW 사업의 확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이 부문 주력 소프트웨어는 전장용 소프트웨어의 표준구조인 오토사(AUTOSAR)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모빌진(Mobilgene)'이다.

현대차그룹 생산 차량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작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로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 이후 전 차종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을 계획하고 있어 현대오토에버의 모빌진 판매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는 동남아, 남미, 호주 등 시장에서도 차량SW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도 이어져 올해에도 준수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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