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시스템통합(SI)·정보기술아웃소싱(ITO)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가 깃발을 꽂은 글로벌 곳곳에 진출했다.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인도·중국(2006년), 유럽 독일(2007년), 러시아(2010년)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을 출범했다.
해외 법인은 든든한 현대차그룹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거뒀다. 2020년대 전까지 매출이나 순이익 규모면에선 미국과 유럽(러시아 연결 포함), 중국 등 3곳의 법인이 가장 앞서갔다. 과거 3개 법인의 뒤를 따르던 인도법인은 2020년대 들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중국법인을 추월했고, 순이익률 역시 전체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오토에버 인도법인(Hyundai Autoever India·HAEI)의 순이익률은 5.3%였다. 인도법인 다음으로 순이익률이 높았던 곳은 5.1%의 브라질법인이며 나머지는 4%대 이하의 순이익률을 나타냈다. 2020년대 들어 순이익률 5% 이상을 기록한 법인은 이들 두곳뿐이다.
인도법인은 2019년 매출 390억원을 찍고 2년 연속 외형이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2019년 기아차 인도 신공장에 들어가는 정보기술(IT) 설비·시스템 구축을 지원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힘을 못 쓰던 시기다. 2021년에는 308억원까지 매출이 줄며 300억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코로나19 안정기를 지나며 커넥티드카서비스(CCS) 중심의 ITO 매출이 정상화하고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 통합앱 개발 사업도 따내며 매출 규모가 단번에 435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는 처음으로 505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최대 매출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반면 2022년까지 인도법인을 압도하던 중국법인은 지난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그룹사 일감에 의존하는 사업 특성상 현대차그룹의 현지 시장 물량 축소가 바로 현대오토에버 사업 실적에 연결된다. 지난해 현대차의 광저우 수소차 생산법인(HTWO)에 대한 인프라 공급을 완료하고 올해 통합관리시스템(MES) 운영 계약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해 현대오토에버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9.05% 줄어든 48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감소세가 계속되며 상반기에는 순손실 상태로 돌아섰다.
단기간이긴 하지만 중국을 제치고 현대오토에버의 3대 해외법인에 오른 인도법인은 이익률 측면에서도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외형면에서는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내는 미국·유럽법인과 당장 비교하긴 어렵지만 순이익률 측면에선 인도법인이 줄곧 선두권을 지켰다.
현대오토에버는 직접 보유 지분 기준, 7개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한군데도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 낸 적이 없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법인(Autoever Systems America) 정도만 2016년과 지난해 70억원대의 순이익을 냈다.
인도법인은 순이익 규모 자체는 연간 20억원 수준으로 크진 않지만 순이익 자체는 4%대 내외를 유지하며 전체 해외법인 중 준수한 이익률을 유지했다. 올 상반기에도 순이익률 5.3%를 나타내며 순이익률 기준 1위를 지켰다.
체급 확대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며 부채비율도 점차 내려가고 있다. 기아 신공장 사업을 펼치던 2019년까지만 해도 200%를 웃돌던 인도법인 부채비율은 점차 하향하며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105%까지 내려왔다. 부채가 102억원에서 138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43억원에서 131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현대오토에버는 인도 현지를 해외 R&D 거점으로 여기고 있다. IT산업에 강점이 있는 현지 산업 특성을 고려해 올 상반기부터 인도법인 내에 글로벌 디벨롭먼트 센터(Global Development Center·GDC)를 설립·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