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는 금융지주와 달리 지역 농협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농약과 비료 등을 지역 농협들을 대상으로 팔고 있다. 경제지주가 수익을 내고자 하면 지역 농협과 농민들이 힘들어진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를 통합해 농민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황성보 동창원농협 조합장(
사진)이 농협경제지주에 대한 대대적인 체제 개편을 농촌 경제 회복의 주요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했다.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 경제사업 분리) 이후 12년 동안 유지돼 온 2지주 체제를 1중앙회, 1금융지주 체제로 재편할 것을 제시했다.
지역 농축협들의 상호금융 부문 경쟁력 강화도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지역 부본부장 도입 등 변화를 통해 은행권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조합원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소작농 아들로 태어나 평생 농업에 헌신…"농협 주인은 지역 조합"
황성보 후보는 대를 이어 농업에 종사해온 '모태 농업인'이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사회생활 전까지 농사를 지었고 농협에 들어와 20년을 직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조합장 생활 20년을 포함 평생을 농촌 사회에 몸바쳐온 인물이다.
황 후보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어린 시절부터 농협 직원으로 20년, 조합장으로 20년, 평생을 몸바쳐온 농촌이 힘들어지고 있다"며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자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여러 후보들이 지적하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권력 비대화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그는 "원래 지역 조합이 농협의 주인인데 농협중앙회가 주인인 것처럼 주객이 전도돼 있다"며 "중앙회를 개혁해 이를 바로 잡고 원래 주인인 지역 조합에 (농협을) 돌려주는 것이 주요 출마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역 조합과 농민들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주사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지주와 금융지주 '2지주' 체제로 나눠져 있는 현 구조를 1중앙회, 1금융지주 체제로 개편하는 것이 개혁안의 주요 골자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하나로유통 △농우바이오 △남해화학 △농협사료 △농협물류 등 비금융계열사들을 갖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의 주요 수익원은 지역 농협과 농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비료, 사료, 농약 등이다. 농협경제지주가 수익성을 높일수록 농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황 후보는 "농협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를 흡수해 이익 실현의 부담을 덜어주게 되면 농민들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 노력…조합장-중앙회 '핫라인' 구축
금융 분야와 관련해서는 지역 농협 상호금융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나갈 방침이다. 황 후보는 "지역 농축협의 경우 여신 부분이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조직적으로 강화하고 지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그는 상호금융 조직 개편을 통해 지역별 부본부장을 신설하고 이들을 통해 기업여신심사, 권역별 공동대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자산운용본부도 4개 부서로 재편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강화된 상호금융의 경쟁력은 조합원들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이어진다. 그는 "5조원 규모의 무이자 자금을 조성해 농촌 농협을 집중 지원할 것"이라며 "수익을 늘려 조합에 대한 배당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황 후보는 중앙회와 조합장간 핫라인 조직을 개설해 조합장들의 경영 참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앙회 상임감사제 직선제 부활, 조합장 연임제한 폐지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오랜 조합장 경력을 통해 얻은 업무 추진력과 농업에 대한 이해도가 농협중앙회 개혁의 발판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20년동안 조합을 이끌며 2차례 '총화상'을 받았다. 총화상은 농협중앙회가 전국 농·축협 및 계열사를 대상으로 전 분야를 종합 평가해 타의 모범이 되는 사무소에 수여하는 농협 최고 영예의 상이다. NH생명보험 연도대상 4연패 등의 성과도 이뤄냈다.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도 강점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는 "넓은 네트워크와 강한 추진력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 농·축협 집단대출 시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