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AA0, 안정적)의 회사채 몸값이 AAA등급 회사채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치른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금리 이점을 톡톡히 봤다. AAA등급 금리보다도 낮은 개별민평금리로 비용 절감 효과가 확실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등급을 AAA급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말 내재등급(Bond Implied Rating·BIR)이 AAA로 2노치 올랐다. CJ제일제당이 우수한 사업지위로 긍정 평가를 받은 것도 맞지만, 등급 금리가 조정된 효과도 컸다.
◇1.3조 수요…금리 이점 고루 누렸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12일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총 4000억원을 모집했는데 만기구조는 각각 3년물과 5년물로 나눴다. 프라이싱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발행 한도를 열어뒀다. 이번 CJ제일제당의 공모채의 대표 주관업무는 SK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이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 총 1조2900억원에 달하는 수요를 모았다. 3년물(2500억원)의 경우 9600억원, 5년물(1500억원)은 33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모든 트랜치에서 모집액의 배수에 해당하는 주문을 받은 만큼 증액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산금리의 경우 3년물은 개별민평금리와 동일한 수준(+0bp), 5년물은 3bp 수준으로 결정됐다. 앞서 증권신고서상 CJ제일제당은 '-30~+30bp'를 희망가산금리밴드로 제시했다.
이번 발행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CJ제일제당의 개별민평금리였다. 올해 회사채 시장에 나온 이슈어의 개별민평금리는 물론 AAA등급 민평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의 금리를 갖췄다. 채권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인 상황이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12일 기준 민평금리는 3년물 3.69%, 5년물 3.78%다. 동일 등급 이슈어들도 3.7~3.8%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더불어 AAA등급 민평금리(3.705%)보다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올해 발행한 이슈어 가운데 가장 낮은 개별 민평금리를 보였다"며 "안정적이고 우량한 이슈어임을 증명한 수치였는데 그 결과 1조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거뜬히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평가는 'AAA'…유효등급과 '2노치' 차이
그만큼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이 우량하다고 평가하고 있단 것인데, 이는 채권시장의 평가 금리인 BIR로도 드러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12월 AAA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KIS채권평가와 나이스C&I, 그리고 한국자산평가까지 모두 조정을 마쳤다.
BIR은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채권금리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등급민평 대비 개별민평 금리 수준을 평가해 나타내는 상대적인 등급이다. 개별민평이 등급민평보다 낮으면 BIR이 높아지게 된다. 회사채 개별민평은 그대로인데 등급민평이 변동하는 경우에도 BIR이 오르거나 낮아질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2023년 연초부터 개별민평금리가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다. 동일등급(AA0급) 금리보다 낮은 건 물론 AAA급보다도 낮은 수준이 유지되어왔다. 이 시기 등급 금리가 크게 오르내렸음에도 CJ제일제당은 비교적 안정적인 개별 민평금리를 유지했다. 결국 이번 발행에서 역시 조달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CJ제일제당의 이번 회사채 신용등급을 'AA0,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BIR과 격차는 2노치 차이로 벌어진다. 특히 신평사들은 식품과 생명공학, 물류부문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식품과 바이오 등 주력 사업으로 재무부담을 크게 줄였다"며 "추후 대내외 변수 추이와 이에 따른 실적 변화, 바이오 사업 확장에 따른 투자자금 소요 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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