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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휠라홀딩스

피에몬테, 이자 부담에도 지분 확대 'ing'

주담대 3150억 일으켜 지분율 34%까지 확대, 승계보단 핵심 '현금줄' 역할

정유현 기자  2024-01-10 16:11:57
휠라 그룹 창업주인 윤윤수 회장은 그룹 지배 구조의 최정점에 서 있다. 윤 회장은 가족회사인 피에몬테를 통해 휠라그룹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지주사인 휠라홀딩스 위에 피에몬테를 둔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다. 피에몬테는 투자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빌려 다시 투자에 나서는데 이자 부담을 지고도 휠라홀딩스의 주가 저평가 상황을 지배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피에몬테의 적극적인 지분 매집은 2세인 윤근창 대표의 승계 작업과 연결 짓는 시각이 짙다. 향후 윤근창 대표가 피에몬테의 지분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윤 회장이 앞서 당장 지분 증여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현재 피에몬테의 적극적 지분 매수는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주가 저평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피에몬테의 주식 매수를 통한 배당금과 지배력을 쌓는 ‘일거양득’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1년새 지분율 8.54%p 확대, 지주사 요건도 충족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피에몬테의 지분율은 34.88%(2119만2655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 말 26.34%(1600만1633주)에서 1년 새 8.54%P(포인트) 확대됐다. 2017년 주주의 현물 출자로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피에몬테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확대했다.


피에몬테는 2022년 말 기준 75.18% 지분을 보유한 윤 회장이 최대주주다.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4.05%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으며 윤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 케어라인이 20.77%의 지분율로 2대 주주다.

피에몬테 입장에서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휠라홀딩스 아래 주요 계열사들이 위치하고 있는 만큼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적정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했다. 2019년까지 20.09%를 유지해오다가 2020년부터 본격적인 장내 매수에 돌입했다. 2022년 지분율을 5% 이상 끌어올리더니 지난해 수십 차례 주식을 사들이며 30%를 넘기며 외풍에 흔들리지 않은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구축했다.

꾸준히 휠라홀딩스 주식에 투자한 덕분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자산 총계 5000억원)도 충족했다. 피에몬테의 자본금은 약 13억원 수준이지만 자산 총계는 6400억원이 넘는다. 피에몬테의 2023년 감사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2022년 말 기준이다. 지난해 휠라홀딩스의 주식을 계속 사 모았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휠라홀딩스 지분 투자 건은 재무제표의 비유동자산에 계상하고 있다.

피에몬테는 휠라홀딩스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9일 기준 피에몬테가 일으킨 주담대 총 규모는 3150억원이다. 담보로 제공한 주식 수는 1566만주다. 보유 주식의 73.89% 수준이다. 주담대가 증가하며 이자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22년 감사보고서에 표기된 것으로 살펴보면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자금의 이자율은 연3.39%~4.82%수준이다.

2022년 연간으로 지출한 이자 비용은 53억357만원 수준이다. 약 9억원대였던 2021년 대비 4배가량 확대됐다. 지난해 금리 인상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아지며 금융 부담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자 부담이 큰 대출은 일부 상환하고 신규 약정을 체결하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 가시화로 기업가치 상승 기대, 배당도 '따박따박'

피에몬테가 이자 부담과 승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최근 주가 상황과 연결이 있다. 지난해 피아몬테는 휠라홀딩스의 주가가 3만원 박스권에 갇히자 적극적으로 사모았다. 휠라홀딩스는 2019년 8만7900원을 터치한 이후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2022년 윤근창 대표가 5개년 성장 전략인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주가도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2일 4만900원을 기록한 이후 3만원대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피에몬테 입장에서는 현재 휠라홀딩스의 주가가 싸니까 담는다라는 주장이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의 핵심은 브랜드 리브랜딩이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휠라홀딩스는 2022년 11월 1주당 830원의 특별 배당을 실시했다. 총 499억원 규모다. 2023년 3월 주주총회 후 451억원 규모 결산배당도 진행했고 지난해 9월에도 특별 배당을 결의했다. 1주당 340원, 총 204억3258만원 규모다. 주주친화 정책을 실시한 영향에 일반 주주뿐 아니라 대주주인 피에몬테도 200억원이 넘는 두둑한 배당금을 챙겼다.

올해 위닝 투게더 전략이 3년 차에 접어들며 윤근창 대표 체제를 굳건히 하고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증명하기 위해 성과를 보여야하는 시기다. 최근 토드 클라인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조직에 힘을 실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휠라홀딩스의 성과에 따라 주가가 우상향 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쌀 때 더 담아놓는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승계와도 관련이 있지만 당장은 승계 시계가 빨라진 것으로 보는 시각은 무리가 있어보인다. 윤 회장이 보유한 피에몬테의 지분을 윤근창 대표가 넘겨받게 되면 승계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윤 회장의 지분율이 70%가 넘기 때문에 증여세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다. 현행법상 30억원 초과분에 대해 50% 증여세가 부과된다.

피에몬테는 최대주주이자 지주사로서 이익을 내기 위해 저가에 휠라홀딩스의 주식을 매입하고 윤 대표는 2세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피에몬테는 윤윤수 회장이 개인으로 운영하는 별도의 법인이기 때문에 지분 매입 배경 등에 대해서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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