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의 최근 평가에서도 하위권 등급에 머물렀다. 모건스탠리인터네셔널(MSCI)은 2022년 현대모비스의 등급을 한 단계 높였지만 올해는 행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과 MSCI가 시각차를 드러낸 지배구조 부문에서 또 다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에서 각각 긍정적·평균 수준의 평가를 얻어낸 점은 긍정적이다. 평균 등급에 사회 부문의 항목이 몰려있는 만큼 등급상승의 키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B등급' 제자리걸음한 현대모비스, 지배구조 하위권 평가 MSCI는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에 종합 B등급을 부여했다. B등급은 MSCI ESG 평가등급 7단계 중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2022년 CCC등급에서 B등급으로 한 계단 상승한 뒤 2년째 이 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MSCI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산업 142개 기업 중 하위 36% 안에 속한다. CCC등급이 하위 15%, B등급이 21%를 차지한다.
하위권(LAGGARD) 평가를 받은 세부 항목이 많지는 않았다. 지배구조가 유일했다. 지배구조 평가 결과는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공통으로 지키지 않는 지표들이 있는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MSCI는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 평가 기준인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표를 참고할 만하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표에서 현대차그룹이 공통으로 미준수하는 항목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와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다. 앞으로 준수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그룹 계열사 모두 미준수 항목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명시하기보다 준수하지 않는 나름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의 경우 '원활한 이사회 진행과 의사결정 과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집중투표제나 독립된 감사제도 역시 도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
◇사회(S) 부문 개선, 등급 상승의 키 '리더급(ESG LEADER)'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항목들은 사회 부문에 집중됐다. 제품의 안전과 품질, 노무 관리 부문이 평균(AVERAGE)에 속했다. 두 항목을 리더급으로 개선하면 종합 등급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의 안전과 품질은 등급 상승이 기대되는 항목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안전·편의 부품 분야에서 총 10개의 핵심 기술이 대외 기술상을 받거나 혁신 기술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충돌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탑승자 이탈과 상해를 줄이는 기술인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2023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임직원의 기본권 보장과 가치 확대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경영 조직과 노사 정책을 운영 중이다. 모빌리티 핵심 인력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기업행동과 클린테크 기술은 리더급이라는 평가다. 기업윤리와 관련된 기업행동 등급은 현대모비스의 환경경영과 품질, 노무 관리와 사회공헌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클린테크는 환경보호를 위한 기술을 의미하는데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목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과 S&P 다우존스 인덱스·S&P 글로벌 스위스 SA의 평가는 MSCI 대비 긍정적이다. 평균에 속한 항목들을 개선한다면 MSCI 등급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KCGS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에 종합 A등급을 매겼다. 환경과 사회는 A+, 지배구조는 B+의 등급을 부여했다. 현대모비스는 2023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DJSI)에서 DJSI 월드지수에 편입됐다. 연속 3년째다. S&P 글로벌 등이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지표로 시가총액 기준 2500개 기업 중 상위 10%에 속하는 기업이 DJSI 월드지수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