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2년을 바라보는 포스코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행위 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금융사 주식은 포스코로 넘기고, 공동출자한 계열사는 사업 특성을 고려해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재배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3월까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 제한 규정을 모두 준수해야 한다. 2022년 3월 지주사로 전환한 뒤 주어진 2년 유예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일반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금융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지분도 보유할 수 없다.
금융사 주식은 현금을 넉넉히 들고 있는 포스코로 넘겼다. 포스코홀딩스는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고, 포스코는 금융사 주식을 보유해 배당 수익을 올리도록 했다. 지주사의 자회사인 포스코는 금융사 지분(비지배)을 보유할 수 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에 남아 있는 금융사 주식은 KB금융지주 지분 0.96%(취득원가 1788억원) 뿐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지주 주식 전량(2028만주, 지분 2.67%)을 포스코로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취득원가(2444억원)보다 7% 높은 2612억원이다. 우리금융지주 주식은 분할 전 포스코가 2016년 매입했다. 2022년 철강 생산·판매 사업을 포스코로 물적분할하면서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 남은 주식이다.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가 해당 지분을 보유해 수령한 배당액은 △2020년 73억원 △2021년 183억원 △2022년 229억원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물적분할 후속작업으로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 주식을 포스코에 매각하기도 했다. 2022년 12월 포스코홀딩스가 보유 중인 철강 관련 사업 주식을 포스코에 넘길 때,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 지분 전량(10.34%)을 42억원에 처분했다.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는 매출채권 유동화 등 중소기업 후원책의 일환으로 대기업들이 출자한 금융업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가스 등 전경련 주요 회원사들이 출자자다.
건설업 관련 계열사 주식은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와 주고받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포스코에이앤씨건축사사무소(설계·종합감리 전문업, 건축공사업) 지분 45.7%(장부가액 182억원)를 포스코이앤씨로 262억원에 처분했다. 포스코에이앤씨건축사사무소를 포스코이앤씨 100% 자회사로 만드는 거래였다.
동시에 포스코이앤씨가 보유한 포스코와이드(빌딩 임대·관리사업, 주택시설 유지 관리 등) 지분은 포스코홀딩스가 매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와이드 지분 52.83%(장부금액 1104억원)를 2353억원에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주사에서 그룹 CRE(Corporate Real Estate, 기업용 부동산)사업 전략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광양 액화천연가스(LNG)저장탱크 증설사업을 추진 중인 계열사 엔이에이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100% 자회사로 재편했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가 엔이에이치 지분 전량(26.32%)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매각했다. 처분금액은 장부가와 동일한 696억원이다.
엔이에이치는 포스코에너지가 포스코(분할 전)와 2021년 10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포스코에너지가 2022년까지 총 693억원을 출자해 자회사(지분 50%)로 두고 있었다. 지난해 1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 자회사로 바뀌었다.
엔이에이치는 신·증설 투자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투자 기간은 2022년 5월부터 2026년 7월까지다. 총 투자비는 8668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694억원을 집행해 향후 7974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지난 3분기 말 엔이에이치 자산총계는 2736억원으로 대부분 자본총계(2640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