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신한금융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현재 두 생보사는 각 지주사의 비은행 핵심 계열사의 지위를 굳히고 있다.
과거 외국계 생보사들은 순수 보장성 보험에 전문 설계사 채널을 자체적으로 조직해 성장을 거듭했다.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된 뒤 두 회사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통한 순이익 증대로 기업 가치를 다시 한번 끌어올리고 있다.
두 곳 모두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펴고 있다. 다만 채널별 전략은 상이하다. KB는 과거의 전속 설계사들을 GA로 독립시켜 GA채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면 1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조직을 확보하고 있는 신한은 대면 채널 중심의 영업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 순익 성장세 KB·자산 규모 신한 우세 양사는 모두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기준 신한라이프와 KB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4276억원, 2804억원이다.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147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순익 격차는 양사의 자산 규모 때문이다. 이 기간 신한과 KB의 총자산은 각각 56조1464억원과 29조3906억원이다. KB의 총자산이 신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규모의 차이는 보험수익에서도 나타난다. 이 기간 신한의 보험수익은 1조9531억원으로 KB(5660억원)의 3배 격차다. 보험수익에서 보험서비스비용을 뺀 보험손익 역시 신한(6151억원)이 KB(2339억원)을 크게 압도한다. 9월 말 기준 보유계약액 역시 신한(186조2877억원)이 KB(84조3580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다만 순익 성장세를 보면 KB가 압도적이다. KB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년 동기 대비 108.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신한의 순익 증가율(15.4%)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 기간 KB의 보험영업손익은 2071억원으로 49.7% 증가했고, 투자영업손익은 1899억원으로 157.3% 급증했다.
운용자산이익률과 총자산순이익률(ROA)에서도 KB가 신한을 앞서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KB의 운용자산이익률과 ROA는 각각 4.66%와 1.56%를 기록했다. 이는 신한(2.95%, 1.02%)보다 두 배가량 높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에서는 양사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KB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2292억원이고 그중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206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한의 신계약 APE는 4377억원이고 그중 보장성보험은 4263억원에 달했다.
다만 개인보험에서 KB의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5070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16억원)보다 많았다. 통합 이전 KB생명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집중했던 저축성보험 판매 기조가 유지된 영향으로 보인다.
◇ 전속설계사·GA채널 다른 전략 양사의 판매채널 전략은 차이를 보인다. 1만명에 달하는 전속설계사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전속설계사 수가 신한의 100분의 1 수준인 KB는 적극적으로 GA와 금융사대리점에 집중했다.
양사의 모집형태별 초회보험료를 보면 신한은 대면영업 중 설계사채널로 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면채널 총 초회보험료(98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나머지 대리점(270억원)과 금융기관 보험대리점(241억원) 등 순이었다.
KB의 설계사채널 초회보험료는 15억원에 그쳤다. 대신 대리점(612억원)과 금융기관 보험대리점(420억원)의 비중이 높았다. 대리점은 보험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GA를 말한다.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은 일반 시중은행과 농협과 새마을금고의 지점이다.
이 같은 차이는 양사의 설계사 규모 차이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신한의 전속설계사 수는 9397명에 달한다. 이는 삼성생명(2만4113명)과 교보생명(1만3429명)에 이어 업계 3위다.
반면 KB의 전속설계사 수는 110명에 불과하다. KB는 지난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를 분리)를 통해 자회사형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1700명에 달하던 전속 설계사를 대부분 KB라이프파트너스로 이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