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상장 폐지 후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메리츠화재가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관(官) 출신을 선임했다. 메리츠와 인연을 맺은 지 2년 차에 들어선 선욱 ESG경영실장(전무)이 그 주인공이다. 선 전무는 행정고시 44회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에 맞춘 정책적 대응이 선 전무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IFRS17 적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조율하고 있는 탓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달 선욱 ESG경영실장을 CFO로 선임했다. 선 전무는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에 영입된 인물로, ESG경영실은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신설한 조직이다.
전임자인 김중현 CFO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CEO)로 이동했다. 메리츠화재 대표직을 겸직했던 김용범 부회장이 메리츠금융지주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며 CEO 자리에 공석이 발생한 영향이다. 김 부회장은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과 지주 경영을 총괄한다.
선 전무는 1973년생으로 재무적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회계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관직에서의 첫발도 재무 분야에서 뗐다. 2000년 제44회 행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직렬이 바로 재경직이다.
이후 선 전무는 금융위원회 원장실 비서관, 산업금융과장, 행정인사과장 등 주요 요직에서 활동했으며, 메리츠화재에는 지난해 합류했다. 앞으로 선 전무는 메리츠화재의 경영지원실을 총괄할 예정이다. 경영지원실은 △경영전략팀 △IFRS17운영팀 △경리팀 △IT팀 △정보보안팀을 산하에 두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선 전무를 영입한 배경으로 IFRS17 도입이 꼽힌다. IFRS17 적응으로 보험업권 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새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탓이다.
특히 올해는 IFRS17 도입 첫해로 보험업권 사이에서의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보험사마다 사정과 통계 수준이 달라 재무지표 산출 이후 회사별로 명암이 나뉘고 있는 탓이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인 무저해지보험과 실손보험의 계리적 가정을 둘러싸고 대형 손보사들이 서로 공격하는 일도 나타났다. 회계에 밝은 관 출신이 CFO에 적임자란 평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IFRS17 대응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재무 선봉대인 경영지원실을 재정비한 일이 대표적이다. CFO가 이끄는 경영지원실 산하의 IFRS17운영팀은 2021년만 해도 없었던 곳으로 지난해 새 도입에 맞춰 신설됐다.
2021년 말 기준 경영지원실은 △경영관리팀 △IT팀 △정보보안팀으로 이뤄져 있었다. 경영관리팀 산하에 경영관리파트, 경리파트, 내부회계관리파트, 아메바경영파트가 있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