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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캐시카우 동원F&B, '역대급' 현금 곳간 눈길

현금성자산 3000억원 달해…'운전자본 관리·외부 조달'로 투자재원 마련

서지민 기자  2023-11-13 14:35:38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동원그룹의 캐시카우인 동원F&B의 현금 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호실적과 더불어 사채 발행, 운전자본 조정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한 결과다. HMM 인수를 비롯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그룹 기조에 발맞춰 재원을 비축해뒀다는 분석이다.

동원F&B의 2023년 9월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2590억원이다. 2022년 말 998억원과 비교해 1592억원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총현금여력은 3000억원대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실적 개선이 현금성 자산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동원F&B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608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이 약 3배 규모로 늘어났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3403억원, 영업이익 1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34.2% 증가했다. 순이익은 640억원에서 909억원으로 늘었다. 주요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되고 국제 원재료 단가가 안정되며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동원F&B는 이에 더해 운전자본 조정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953억원 규모 재고자산을 처분하고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를 5434억원으로 늘렸다. 재고를 줄이는 동시에 원재료 등 매입을 위해 지급해야 할 금액을 미뤄 유입현금을 늘린 것이다.

재무활동으로도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 총 1194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곳간을 채웠다. 1910억원 규모 사채를 발행하고 장단기차입으로 현금 786억원이 유입됐다. 6312억원 가량의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고도 차입으로 유입된 현금이 더 많았던 셈이다.


시장은 동원F&B가 쌓아둔 현금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동원F&B는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그룹 미래를 위한 투자에 총대를 매는 역할을 해왔다. 2017년 1073억원 규모 양재동사옥 매입, 2020년 414억원 규모 세중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말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는 현금 유출이 일어났다. 유형자산 취득에 전년 동기 대비 629억원 증가한 1055억원을 지출했다. 올해 6월에는 유망 신기술 사업자 발굴을 위해 관계사 동원기술투자의 '동원 신성장 1호 조합'에 180억원을 출자약정하기도 했다.

동원F&B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어 유형자산 취득 외 추가 M&A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올해 초 자회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검토했다가 결국 포기했다.

푸드테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식품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지속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앞서 우선 현금을 넉넉히 쌓아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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