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동원F&B, 현금 창출력 발판 '차입금 의존도' 낮췄다

차입금 상환 통해 부채 감축 노력 지속, 적극적 투자·M&A 기조 '유지'

정유현 기자  2024-09-12 11:00:49
동원F&B가 벌어들인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으며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고 있다. 한때 차입금이 7500억원에 육박하면서 재무 체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부채 감축 노력을 지속한 결과 차입금 의존도가 낮아졌다. 향후에도 유형자산 투자와 M&A에 적극 나서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5747억원 수준이다. 재무 제표 부채 계정에서 장·단기 차입금과 유동성 사채, 리스 등을 합쳐 산출한 수치다. 자산 총계 2조1731억원을 대입하면 차입금 의존도는 26.4%로 계산된다.

통상적으로 자본 시장에서는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안정권으로 평가한다. 최근 5년간 동원F&B의 차입금 의존도를 살펴보면 2019년 34.9%에서 차입금이 최대치로 치솟았던 2021년 38.9%까지 확대됐다. 이후 차입금 규모가 축소되는 동시에 자산 총계가 증가하면서 의존도가 낮아졌다. 올해 2분기 말 20%대로 낮아지며 안정권에 진입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 자산 대비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의 비중을 의미하며 높을수록 경영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자 등 금융 비용이 커져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원F&B의 차입금이 계속 불어난 것은 그간의 적극적인 투자 활동 때문이다.

2015년 10월 농업회사법인금천㈜를 인수(2015년 12월 ㈜동원 홈푸드에 흡수합병)한 후 2016년 7월에는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를 통해 간편식업 체인 ㈜더블유푸드마켓을 인수(2017년 1월 동원홈푸드에 흡수합병)했다.

이후에도 두산생물자원 인수(349억원), 양재동 사옥 매입(1073억원), 자회사 동원홈푸드의 HMR 관련 공장·설비 증설 및 물류센터(성남복합물류센터) 투자에 따른 지출이 있었다. 2021년 세중(412억원) 지분 인수(2021년 9월 동원홈푸드에 흡수합병), 동원시스템즈의 샘물 공병 제조 설비 영업양수(133억원), 신기술 투자를 위한 출자 등 사업확장 작업을 지속했다.

투자를 지탱하는 건 차입이었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상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 곳간을 채웠지만 투자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조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5년간만 살펴봐도 2019년 8월 (800억원), 2020년 9월 (600억원), 2023년 8월(1550억원) 등 세 번의 회사채를 찍었다.

2015년 말까지 1000억원대에서 관리되던 차입금 규모는 2021년 7500억원까지 확대됐다. 당시 저금리 기조에 따라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차입에도 적극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최대치를 찍은 후 2022년과 2023년에는 차입금 규모가 6000억원대가 유지됐고 올해 규모가 5000억원대로 줄었다.

차입금이 줄어든 것은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상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상반기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23억1023만원으로 -105억원을 기록한 작년 반기 대비 대폭 개선됐다.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이 현금 창출력 강화의 배경이다. 부채비율도 112.5%로 작년 말 (126.75%)대비 소폭 감소했다.

동원F&B가 작년에 유무형 자산 투자에 집행한 금액은 839억원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관련 집행금은 448억원이다.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갚는 동시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무형 자산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동원F&B 측은 "영업이익 개선으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그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했다"며 "과거의 기조와 같이 M&A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