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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의 또다른 주주환원 키워드 EPS, CDM '순항' 관건

③현 주식수 기준 2026년 6700원 목표, 1340억 순익 필요…올해 첫 4000원 돌파

김동현 기자  2023-11-08 15:26:22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노션의 주당순이익(EPS)은 상장 이후 줄곧 3000원대 안에서 유지됐다. 별다른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없이 상장 이후 총 발행주식수를 2000만주로 유지했고 이에 따라 EPS는 회사의 당기순이익 증감을 따라 움직였다.

이노션은 2026년 성장전략을 발표하며 EPS 목표치도 처음 공개했다.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해 자연스럽게 EPS를 6700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지난해 EPS(3530원)를 기준으로 하면 90% 상향된 목표치다. 목표 달성의 주요 관건은 역시 이노션의 미래 사업전략인 'CDM(크리에이티브·콘텐츠, 디지털·데이터, 메타·모빌리티)' 사업군의 안착이다.

◇8년간 깨지 못한 마의 EPS 4000원

EPS는 당기순이익을 총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며 EPS가 높으면 그만큼 배당 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순이익을 많이 내거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방식으로 EPS를 높일 수 있다.



2015년 상장한 이노션은 첫해 3697원의 EPS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한번도 4000원선을 넘은 적이 없다. 768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을 거둔 2018년에 EPS가 3842원으로 오르며 4000원선에 근접했지만 코로나19로 광고시장이 위축된 2020년 다시 당기순이익이 600억원대로 내려앉으며 EPS도 3000원 초반으로 내려갔다.

사업 변동성에 따라 증감이 있는 순이익 대신 EPS를 쉽게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들 수 있다.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면 그만큼 발행주식수가 줄어 EPS를 높일 수 있고 이는 대표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노션은 상장 후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지 않았고 대신 오히려 발행주식수를 늘려 시장에서 거래량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100%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에게 1주당 1주를 배정해 총 발행주식수를 기존 2000만주에서 4000만주로 확대한다. 다음달 신주 상장이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EPS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해 이노션은 2026년 EPS 목표치(6700원)를 공개하며 그 기준을 신주 발행 전 발행주식수인 2000만주로 잡았다. 신주 상장 전후의 회사 성장에 따른 EPS 변화 수치를 명확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사진=이노션)


◇포착되는 긍정 시그널, CDM에 5000억 투입

2026년까지 EPS를 6700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결국 그만큼 사업이 성장하고 수익을 내야 한다. 이노션이 기준으로 삼은 현 발행주식수 2000만주에 EPS 6700원을 달성하려면 약 1340억원의 지배주주 순이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올해까지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러한 목표치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이다. 이노션은 올해부터 실적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분기별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EPS를 공개 중인데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이미 8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처음으로 EPS가 4000원선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이노션의 올 한해 지배주주 순이익은 910억원 수준으로 예상치대로 순이익을 거두면 EPS는 4500원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노션은 지난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미국법인 캔버스 월드와이드를 중심으로 미주 지역의 매출총이익이 전년 대비 14% 성장하고 상반기 축소됐던 비계열 광고주 물량이 지속 유입되며 3분기에 성장을 이어갔다. 현재 지속적인 인수합병(M&A)으로 인건비 부담은 확대되고 있지만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 광고업종 경영 지표) 확대로 이를 방어하는 중이다.

이노션은 앞으로도 CDM 사업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D&G(2018년·783억원), 웰컴(2019년·1836억원) 등 글로벌 회사를 인수하며 광고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제는 신사업군에 대한 투자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디퍼플(2021년·디지털퍼포먼스), 레논(2022년·시각특수효과 제작) 등에 출자해 사업화 가능성을 엿보고 있고 추가로 2026년까지 해당 CDM 사업군에 5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노션의 2026년 목표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00억원과 2200억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매출총이익 6020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으로 해당 실적 목표치의 절반가량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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