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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주가 들썩이는 이노션, '현대차 훈풍' 받고 반등할까

무상증자로 거래량↑…2분기 '파리 올림픽' 효과 기대

박완준 기자  2024-07-02 15:20:1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증권 시장에서 이노션은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는 광고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특징에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2022년 1월부터 이노션의 주가는 큰 변동성 없이 연일 하락세만 보였습니다. 2022년 1월 3만원대의 주가는 1년 만에 1만9000원대로 추락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노션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7월 26일 장중 1만8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을 보였지만, 2만4000원까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2만원부터 2만4000원까지 20%가 넘는 박스권을 형성하며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를 단행한 부분이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시 이노션은 무상증자 방식으로 보유주식 1주당 1주를 무상으로 지급해 총 발행주식수를 2000만주에서 4000만주로 늘렸습니다. 회사 자본을 활용한 무상증자로, 기존 주주 입장에선 별도의 대가 없이 주식 수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도 이노션이 무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 관심도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입니다. 실제 무상증자 발표 이후 이노션의 7거래일(10월26일~11월3일)의 평균거래량은 3만3675주로, 지난 1년 동안의 평균거래량(2만2000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주가 흐름은 기관계와 연기금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올해 5월 3일 장중 2만4300원까지 상승하며 연내 최고가를 기록할 때 기관계와 연기금의 순매수가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지난달 말 다시 2만1000원대로 하락할 때도 기관계와 연기금의 매도세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최근 1년간 이노션 주가 흐름표.
◇Industry & Event

이노션은 광고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호실적을 발표했습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2110억원, 영업이익은 58.5% 늘어난 3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통상 1분기는 기업들이 신년 광고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1월이 포함되어 있어 광고업계에서 '혹독한 시기'라고 불립니다.

이노션은 계열사 간 내부 거래 물량의 덕을 봤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신차 출시와 전기차 마케팅 수요가 늘었고,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대대적으로 참여하며 캠페인 물량이 늘었습니다. 해외 매출 역시 친환경 차량을 중심으로 한 신차 캠페인을 대행하며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총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2% 증가했습니다.

이노션은 올 하반기 전망도 밝습니다. 파리 올림픽에 맞물려 많은 기업이 광고비 지출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커머스(상거래) 채널을 통한 광고, 소셜미디어(SNS) 광고 등 온라인 중심 광고 집행이 활발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실제 글로벌 광고회사 제니스옵티미디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광고 시장은 작년보다 4.8% 성장할 전망입니다. 국내 총광고비 역시 2.7% 증가하며. 온라인 성장률이 4%를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노션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부분도 장점으로 평가됩니다. 2015년 미국 호라이즌과 합작사 캔버스월드와이드(2022년 잔여지분 49% 인수)를 설립해 글로벌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2018년 이후 한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디지털·콘텐츠 제작사 등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이노션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장에서도 긍정적입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비우호적 업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계열사 간 내부 거래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비계열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2분기 이노션의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증권사는 네 곳입니다.

목표주가를 상향한 곳은 메리츠증권입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만8200원에서 2만9700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지난달 말 개최된 부산 모빌리티 쇼에 현대차그룹이 참가해 외형 성장과 이익 개선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자회사 웰콤의 비계열 광고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DB금융투자증권은 이노션의 연간 실적 전망치를 소폭 상향하며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투자의견은 '메수', 목표가 3만1500원을 유지했습니다. 신은정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유럽과 미국의 계열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매출총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23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과 흥국생명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통일했다. 목표주가는 각각 2만9000원과 3만원을 유지하며 하반기 주가 상승을 예고했습니다. 황성진 흥국생명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중저가 전기차 마케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 매력도 등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이노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승호 재경지원실장 전무(사진)입니다. 신 CFO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로 불리는 현대차 기획조정실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신 CFO는 2022년 1월 재경지원실장으로 이노션에 합류했습니다. 현대차 재무라인에서 경력을 쌓아온 장점을 활용해 이노션에 합류한 지 1년 만에 해외법인 이사직도 겸하며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재무전략 수립에 힘쓰고 있습니다.

더벨은 이노션의 주가 하락 원인과 부양 계획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이날 신 CFO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는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이노션 IR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노션 IR관계자는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 배경을 묻는 말에 "광고업은 거시경제 요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지정학적 우려 등 소비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마케팅 예산이 하반기로 이연되고 있는 점이 주가 하락을 이끌며, 중간배당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부분이 상승을 이끌어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전망을 묻는 말에는 "비계열 신규 광고주 확보와 주요 비계열 광고주의 물량이 늘어났다"며 "특히 기아의 전기차 모델인 EV3와 EV6의 페이스리프트 등으로 광고가 개시된 부분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높은 실적을 기록해 전년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주가 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을 묻는 말에는 "무상증자 이후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내부적으로 다각도로 고민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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