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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수익급감 나비효과…남은 현금 단 '200억'

현금 '역대 최소' vs 차입 '단기 중심 역대 최대'…교체된 CFO 역량 기대

최은진 기자  2023-11-02 13:37:56
GC녹십자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라 유동성도 급격하게 얼어붙은 분위기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최근 10년 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판관비만 연 3000억원을 쓰는 회사에 현금성자산이 고작 200억원 남짓 남았다.

반면 차입은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다. 이 중 절반이 단기차입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바뀐 상황에서 수익성 만큼이나 조달전략에 고심해야 할 필요성이 감지된다.

◇11년만에 최소 현금 보유, 1분기 대규모 순손실 후유증

GC녹십자가 최근 공시한 IR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216억원이다. 전분기 말 274억원과 비교하면 58억원 줄어들었다. 역대 연간기준 재무구조를 살펴볼 때 200억원 초반대로 현금성자산이 축소된 건 2012년 이후 11년만이다.


아직 실적이 완전히 공개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으나 3분기 말 누적 현금흐름으로 볼 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건 마이너스 '순유출'이었던 것으로 감지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476억원 순유출로 집계됐다. 연간 1000억원의 순유입이 이뤄졌던 예년수준을 감안하면 상당한 출혈이다.

이는 1분기 141억원의 순손실을 본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누적으로 159억원 순이익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하긴 했으나 전년도 같은 기간 실적인 655억원과 비교하면 급전직하한 수준이다. 벌어들이는 현금이 없으니 보유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차입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IR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장단기 차입부채는 5648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규모다. 현금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줄었는데 차입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 재무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단기차입 중심으로 부채가 늘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공시가 이뤄진 2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단기차입금이 2300억원이다. 전체 차입금의 절반이 단기차입인 셈이다. 전년도 말 1200억원 대비 두배 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부족한 현금을 단기차입으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간 판관비만 수천억, 조달·차입 역량 절실…카카오 출신 김성열 CFO 영입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교체된 CFO는 수익성 개선 및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간 GC녹십자의 곳간을 맡았던 조정래 전 경영관리실장은 미국 법인인 GC바이오파마USA로 이동할 예정이다.

대신 지난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경영기획팀장을 지내던 김성열 경영관리실장이 새로운 CFO로 영입됐다. 그는 경영기획부터 회계·금융·IR·구매 등 관리 전반을 총괄한다.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LG CNS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거쳐 GC녹십자로 이동했다.

실적을 개선하는 게 가장 급선무이지만 당장 유휴자금을 만들기 위한 조달과 차입을 축소하는 관리 역량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CG녹십자는 연간 3300억원의 판관비를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200억원 남짓 남은 유동성은 상당히 악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비만 1000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조달 전략이 중요하다.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비용도 부담이다. 2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의 평균이자율은 4.6%다. 작년 말 4.12%에 비하면 5%포인트가량 확대됐다. 올해 반기동안 지출한 이자비용은 75억원, 전년도 44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늘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지를 보는 이자보상배율은 0.1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추세로 볼 때 연간 이자비용만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CG녹십자 관계자는 "1분기에는 코로나19 백신 유통과 헌터라제 매출이 줄어들면서 출혈이 있었다"며 "김성열 CFO가 최근 영입됐고 재무 등 관련 부서를 총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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