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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의 승부수

쏘카 지분 두고 최대주주·IMM·롯데의 '동상이몽'

최대주주 탈환에 최대한 적은 비용 쓰고 싶어할 롯데렌탈

박기수 기자  2023-10-16 14:28:18
카셰어링 플랫폼 업체 '쏘카'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최대주주와 재무적투자자(FI), 2대 주주 롯데렌탈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업계는 대주주와 롯데렌탈의 지분율 차이가 2% 포인트까지 좁혀져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롯데렌탈의 최대주주 탈환이 머지 않았다고 바라본다. 관건은 '주식 가치'다. 지분 엑시트(Exit) 가능성이 높아진 최대주주를 비롯해 FI인 IMM PE는 보유 지분에 대한 가치를 최대한 많이 받으려 할 것과 달리 롯데렌탈은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지분 매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8월 말 3자 트레이드, 롯데렌탈 최대주주 가능성↑

올해 8월 말 이뤄진 IMM PE-최대주주-'3자 트레이드' 과정을 보면 쏘카 지분을 둘러싼 3자 간의 입장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헤르메스투(IMM PE)는 풋옵션 발동을 통해 최대주주(이재웅 대표)인 유한회사 SOQRI 측에 121만1898주를 매도했다. 이후 헤르메스투의 지분율은 7.39%에서 3.69%로 낮아졌다. 주당 가격은 4만5172원, 총 매도 금액은 약 547억원이었다.

최대주주 측은 IMM PE의 풋옵션을 대응할 수 있는 자본력이 없었고 결국 결정은 보유하고 있던 권리인 롯데렌탈로의 '풋옵션' 발동이었다. 최대주주 측은 롯데렌탈에 총 163만9413주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중 105만2000주만 행사했다. 단가는 역시 4만5172원으로 총 매도 금액은 약 475억원이었다.

최대주주는 IMM PE 풋옵션에 대한 자금 부담을 대거 덜어낸 대신 롯데렌탈과의 지분율이 매우 좁아졌다. 현재 기준 쏘카에 대한 최대주주와 롯데렌탈의 지분율은 각각 34.9%, 32.9%로 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IMM PE는 앞서 언급했듯 전체 지분의 3.7%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향방에 따라가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IMM PE가 일종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대한 싸게 사고 싶어 할 롯데렌탈

쏘카 경영권을 두고 렌탈업계에서는 '자본력'의 롯데렌탈이 쏘카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평가한다. 최근 최대주주와 쏘카 경영진 측이 쏘카에 대해 공동으로 경영하겠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이 롯데렌탈 쪽으로 향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인이 바뀌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실제 최대주주 측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잔여 풋옵션을 모두 행사하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내려가고 롯데렌탈 지분율이 오르면서 최대주주가 바로 변동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MM PE 지분 인수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롯데렌탈 지분율 상승을 감수하고라도 풋옵션을 행사한 것을 보면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한 롯데렌탈이 중장기적으로 쏘카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면 최대주주 측은 보유 지분을 최대한 비싼 값에 넘기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 지분을 비싸게 팔고 싶어하는 쪽은 IMM PE도 마찬가지다. 전체 지분의 약 3.7%를 보유하고 있는 IMM PE 역시 최종 엑시트를 하는 입장에서 쏘카의 주가가 최대한 높은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롯데렌탈은 쏘카의 지분 가치가 최대한 낮은 것이 유리하다. 이미 롯데렌탈은 쏘카의 지분율 32.9%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약 3543억원을 들였다. 쏘카 시가총액(약 4800억원)의 약 74% 수준이지만 전체 지분에서 1/3가량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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