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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본능' 나인투원, 쏘카 외연확장 기대 부응 언제쯤

자전거 1만대 운영목표 6개월만 달성, 순익 없는 투자에 재무 압박

최현서 기자  2024-07-08 16:48:26
쏘카의 공유 전기 자전거 서비스 사업 '일레클'을 운영 중인 자회사 '나인투원'이 사업의 판을 넓히고 있다. 직영과 가맹점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 수를 늘리며 이용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나인투원의 '외형 성장'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모습이다. 가맹 방식으로 1만대 이상의 자전거를 운용하겠다는 올해 목표를 이미 상반기 중 달성했다. 나인투원은 목표치를 1만3000대로 다시 잡았다.

외적 성장과 함께 내실을 챙기는 방안도 찾고 있다. 문제는 투자를 늘리면서 수익성도 그만큼 약화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6배 가량 늘었고 이로 인해 자본잠식마저 시작됐다.

◇공유 전기 자전거 '판 키운' 나인투원

8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자회사 나인투원이 운영하는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일레클'의 운용 전기자전거 수는 6월 말 기준 4만5000여대다. 2만6720대였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68.4%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기준 가입자 수는 260만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가입자 수(153만명)보다 69.9% 증가했다. 특히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0만명대로 올해 초 대비 160% 이상 늘었다. 이용자 중 대부분은 10대와 20대로 전체 이용자의 61%에 달한다. 30~40대 이용자는 30% 수준이다.

외연 성장률이 높은 배경에는 가맹점 확대가 있다. 일레클 운영 방식은 크게 직영과 가맹으로 나뉜다. 4만5000여대의 공유 전기 자전거 중 3만5000대 분량이 직영으로 운용되고 나머지는 가맹으로 서비스한다.

직영은 나인투원이 직접 자전거 배치부터 관리까지 담당하는 지점을 두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일레클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가져갈 수 있지만 사업을 전국으로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맹은 말 그대로 나인투원 대신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나인투원은 사업자들에게 일부 수익을 배분해줘야 하지만 빠르게 서비스 지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인투원은 이러한 가맹의 장점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는 특히 가맹점 확대에 힘을 쏟았다. 운영자를 상시 모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분기에만 집중적으로 가맹 사업자를 받았는데 전략을 바꿨다.

덕분에 올 들어 반년 만에 '가맹 자전거 1만대 운용'이란 연간 목표를 조기 달성한 상태다. 쏘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직영 기기 3만7000대, 가맹 1만3000대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고쳐 잡았다"며 "현재 성장 속도라면 올해 중 5만대 이상 운용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제고의 열쇠 '앱 이용시간'

나인투원이 운영하는 일레클은 쏘카가 큰 공을 들이는 플랫폼 중 하나다. 2019년 나인투원에 지분투자하는 것으로 관계를 맺은 쏘카는 2021년 12월 137억원을 들여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주식매매계약 체결 직전까지 쏘카는 나인투원의 지분을 30.6% 들고 있었다.

이후 쏘카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나인투원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말 기준 나인투원의 주식발행초과금은 77억3296만원으로 전년 48억9929만원 대비 57.8% 늘었다. 유증을 통한 자금 지원으로 자본금을 늘려 부채 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노렸다.

자금 지원도 아낌 없이 하고 있다. 올 1분기 40억원을 운전자금 목적으로 대여해줬다. 누적 대여금은 275억원에 달한다. '총알'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이유는 공유 자전거 플랫폼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쏘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새 경영 전략인 '쏘카 2.0'을 시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서비스에 가입한 후부터 서비스 이용을 멈출 때까지 지출한 총 금액인 '생애주기가치(LTV)'를 늘리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쏘카는 차량과 쏘카 앱 내 이동 수단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초 쏘카가 자사의 앱을 통해 KTX까지 예약할 수 있도록 확장한 사례 역시 이 전략의 일환이다.

관건은 수익성 확보다. 나인투원은 누적손실이 이어진 탓에 올해 들어 자본잠식까지 빠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은 465억원, 부채는 481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6억원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자본총계가 9억원이었다. 올 1분기마저 26억원대 순손실을 낸 탓에 결손금이 쌓여 부채가 자본을 완전히 초과하는 자본잠식이 상태가 됐다.

다만 1분기 자전거 구매가 없었다면 영업에서는 흑자를 냈다는 게 쏘카 측 입장이다. 쏘카 관계자는 "1분기 전기 자전거 이용률은 다른 분기에 비해 통상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다"며 "전기 자전거 1만대 구매 자금 조달에 따른 이자 비용이 선반영됐다. 이자 비용을 빼면 영업이익은 흑자"라고 설명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쏘카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뒤따르거나 수익성을 서둘러 정상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앱 이용 시간 증가와 같은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쏘카는 '패스(구독권)' 요금제가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티머니 등 다른 앱을 통한 일레클 이용자 유입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올해 나인투원의 영업이익은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올 하반기 일레클을 쏘카 내 서비스와 연계한 혜택과 상품을 통해 강화하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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