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 쏘카의 기존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이재웅 대표)와 롯데렌탈의 지분율 차이다. SK로부터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하기로 한 롯데렌탈은 지분율 상으로는 최대주주를 넘볼 위치까지 올라왔다.
물론 이 전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두고 쏘카를 둘러싼 기존 주주와 롯데 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취득은 작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지분 13.29%를 1746억원에 매입한 롯데렌탈은 이 대표 측과 풋옵션과 우선매수권 계약을 맺었다.
이는 이 대표 측이 보유한 주식의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되면 6개월 이내 최대 5%에 대한 지분을 롯데렌탈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다. 또 롯데렌탈도 보호예수기간 말료일로부터 1년동안 이 대표 측이 지분의 전부 혹은 일부를 매도할 때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는 2대도 아닌 SK에 이은 3대 주주로 입성할 때였다. 합의서 내용만 봐도 롯데렌탈의 쏘카에 대한 경영권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경우 지분 매입이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 9월 롯데렌탈은 쏘카의 2대 주주에 오른다. 원칙적으로는 시장에서의 지분 매집을 통해 이 대표 측 지분율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다만 롯데렌탈은 시장 안팎의 상황을 주시하며 이 대표 측과의 협상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쏘카 경영진과 이 대표 측이 맺은 '공동경영계약'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시장은 이 대표 측이 공동경영계약 체결을 통해 쏘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줬다고 바라본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쏘카의 기존 대주주 역시 롯데렌탈과의 협상을 통해 최대한 합리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롯데렌탈 입장에서도 섣불리 움직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자칫 대기업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경영권을 '사냥'하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렌탈은 최근 SK 보유 지분을 가져올 당시에도 이 대표 측에 관련 내용을 사전 전달하는 등 필요한 '소통'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 입장에서도 자본력으로 스타트업을 단번에 흡수하는 그림을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SK 지분 취득으로 2대 주주에 오르고 궁극적으로 기존 대주주와의 협상을 통해 쏘카의 경영권을 최종적으로 취득하는 결론으로 맺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이번 SK 측이 보유했던 지분 매입을 포함하면 쏘카의 지분 32.91%를 매입하는데 약 3500억원을 썼다. 쏘카의 시가총액이 약 4000억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량의 프리미엄을 지급한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롯데렌탈은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자금 소요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렌탈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별도 현금성자산은 3215억원이다. 이번 SK 측 지분 매입이 확정되면 지출될 현금 1321억원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현금 보유량이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은 각각 1706억원, 709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은 2배 이상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