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말 쏘카 지분 17.9%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에 등극한 롯데렌탈을 두고 시장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쏘카와 동종업계 기업인 그린카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렌탈이 쏘카를 인수하면 독과점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카셰어링과 렌터카 서비스의 간극이 좁아지면서 두 시장을 하나로 봐야 한다는 시선이 힘을 얻고 있다.
◇카셰어링 아닌 '렌터카' 역량 확대 롯데렌탈은 이번에 쏘카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 관련 법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아니더라도 한 기업이 상장사의 지분 15% 이상을 보유할 때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를 보유한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인수한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그린카와 쏘카 지분을 롯데렌탈 한 곳이 모두 보유할 경우 카셰어링 업계의 과점 형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다만 카셰어링 시장과 렌터카 시장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두 서비스의 성격이 점점 같아진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또 렌터카 서비스와 카셰어링 서비스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인식할 경우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 인수로 얻는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의 이득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초기에 카셰어링 서비스는 10분 단위의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로 시작했다가 최근에는 월간이나 연간 단위 대여 등 전통 렌터카 사업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카셰어링 서비스와 렌터카 서비스가 본질적으로 같으며 두 서비스가 대체재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국내 차량 렌탈 시장에서 롯데렌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다. SK렌터카가 17%, 현대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이 각각 12%, 5%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43%는 기타 사업자들이다. 쏘카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카셰어링 서비스와 렌터카 서비스는 서비스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로 카셰어링 서비스는 사실상 단기 렌터카 사업으로도 볼 수 있다"라면서 "카셰어링과 렌터카는 동일 사업 모델 기반으로 국내 단기 렌터카 시장이 카셰어링과 유사한 플랫폼 기반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대 초반으로 '과점'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이미 단기 렌터카 시장에는 1000여개가 넘는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기 때문에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확대한다고 해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나올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카셰어링과 렌터카 서비스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해졌고 사용자의 관심사는 합리적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현금흐름 보장 못하는 쏘카, 잠재력 '우수' 판단 롯데렌탈은 쏘카 지분 인수 함의는 카셰어링 시장이 아닌 전체 렌터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다. 아직 2대 주주지만 이번 지분 인수가 중장기적으로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린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시장은 판단한다.
쏘카는 아직 현금흐름이 보장된 기업은 아니다. 2020년과 2021년 연결 영업손실로 각각 430억원, 210억원을 기록하다가 작년 9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34억원의 영업손익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취득했다는 점은 그만큼 잠재력을 높게 샀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2대 주주 등극은 자본과 조직을 갖춘 롯데렌탈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쏘카의 잠재력을 높이 샀던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