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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 넘은' 삼성·LG전자, 3Q 실적 '남은 관전포인트'는

삼성, 반도체 재고자산 축소 폭 주목…LG, 디스플레이·이노텍 비롯 그룹사 전장 수주 규모 관심

김경태 기자  2023-10-11 16:26:45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모바일경험(MX) 등 다른 사업에서 적자를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가전과 전장사업 모두 선전하면서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

양사는 이달 내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보다 자세한 3분기 실적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향후 관전포인트로는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재고 소진 규모가 꼽힌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말 반도체 사업의 재고자산은 36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앞선 분기 IR에서 언급한 재고 소진이 어느 정도로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신성장동력으로 급격히 커지는 전장사업의 상세한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3사의 전장수주 잔고가 13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르익는 반등의 시간…'재고자산' 정상화 주목

삼성전자는 이날 올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으로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분기 매출 역성장 고리를 끊어냈다는 점이 의미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은 작년 1분기 77조7815억원을 나타낸 이후 줄곧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3분기 매출은 직전 2분기보다 11.6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8.21% 늘었다.

올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3분기 적자가 3조~4조원대로, 전체 영업이익을 1조원대 후반대로 예상했다. MX부문에서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호실적을 거뒀더라도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을 고려하면 시장 예상보다 DS부문의 적자 폭이 더 줄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 7월 27일에 2분기 IR을 진행했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DS부문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이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재고가 올 5월에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올 상반기 말 재고자산은 33조6896억원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부진으로 인해 상반기 당사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높은 수준으로 마감됐다"며 "하반기에도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고 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D램과 낸드 모두 제품별 선별적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매 분기 IR 자료에 요약 재무상태표를 첨부한다. 여기에 재고자산 수치도 공개가 되기 때문에 이달 내로 진행할 3분기 IR에서 반도체사업에서 재고 정상화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감산 효과와 전망,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전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급격한 성장세 '전장사업'…LG디스플·이노텍 성과에 쏠리는 눈

LG전자는 전날(10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5%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8000억원의 전망치를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의 호실적은 주력인 가전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사업이 나란히 선전했기 때문이다. 최근 생활가전 시장은 침체된 상황이지만 LG전자는 달랐다. 프리미엄제품 경쟁력을 내세워 볼륨존(Volume zone, 신흥국 중산층 대중소비시장)을 공략해 '가전은 LG'라는 말을 재확인했다. 또 B2B사업을 확대한 전략도 주효했다.

무엇보다 신성장동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LG전자는 아직 사업부문별 상세한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전장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의 반열에 순조로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LG전자의 3분기 IR에서 전장사업의 실적 향상과 수주 증가를 보다 자세하게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다른 계열사를 포함한 전장사업의 성장 속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LG그룹에서 전장사업을 하는 주요 계열사로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이달 25일 IR을 열고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G전자는 전날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전장사업의 수주잔고가 올 연말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연말 3사의 전장사업 수주잔고가 각각 100조원, 20조원, 12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계열사별로 20~33% 정도의 성장한 수치다. 3사 합계는 132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26%가량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올 9월 4일(현지시간) IAA모빌리티 2023 개막에 앞서 개최한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전자가 바라보는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조주완 LG전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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