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자사주 소각 '신호탄'…쌍용C&E 주가 응답할까

다음달 추가 소각…분기 배당 기대감과 겹쳐 주가 부양 이끌듯

이호준 기자  2023-09-20 17:24:02
쌍용C&E가 주주환원의 '신호탄'을 쐈다. 자사주 약 200억원어치의 소각을 한 달여 앞두고 기존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부터 미리 소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를 겨냥해 일찌감치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이다. 분기 배당도 앞두고 있어 당분간 주가가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호탄 수준…'자사주 추가 소각 예정'

쌍용C&E는 20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약 82억615만원(157만6903주)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쌍용C&E 창사 이래 처음 단행된 것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를 대상으로 한다.

자사주 소각은 가장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 수단이다.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는 대신 주당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과 주주이익 극대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짙다.

특히 이날 발표는 본격적인 자사주 소각을 예고한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지난 4월 쌍용C&E는 약 6개월간 신탁계약으로 소각 목적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소각 대상은 157만여주로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0.3%, 금액은 약 200억원 수준이다.

전자공시시스템

계약은 다음 달 20일 종료된다. 쉽게 말해 쌍용C&E로서는 200억원어치의 자사주 소각을 한 달여 앞두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일부도 미리 소각하며 주주환원에 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셈이다. 자사주 소각을 밝힌 쌍용C&E 주가는 이날 0.88% 올랐다.

쌍용C&E 관계자는 "자사주 신탁 계약의 만기가 다음 달 종료된다"라며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며 매입한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소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오를까 "배당락 충격 흡수할 수도"

시장의 관심은 주가가 얼마나 '탄력'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다. 소폭 상승했다고는 하나 회사 주가는 20일 기준 5740원이다. 1년 전(6770원) 수준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

주가를 끌어내린 그간의 배경에는 '수익성'이 있었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40% 안팎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평균 1t당 350~400달러(호주산 뉴캐슬 6000㎉/t 기준)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원가 부담 압박을 키웠다.

이에 쌍용C&E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빠졌다. 다만 주택 경기 악화로 올해도 사업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심리를 개선해야 하는 쌍용C&E 입장에선 '자사주 소각' 카드로 시장 분위기 환기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KRX

지배구조의 영향도 크다는 관측이다. 쌍용C&E의 모회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이 회사를 인수했는데, 이때 약 1조4000억원을 썼다. 매년 이 회사 현금창출력의 절반이 주가 부양과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배당에 쓰이는 배경이다.

당분간은 쌍용C&E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쌍용C&E는 지난 2017년부터 매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분기 배당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자사주 소각에 대한 관심이 시장 내에서 호재로 분류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이 배당락(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 예상 배당금만큼 주가가 떨어지는 것)의 충격을 흡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