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가 2016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인수된 일은 회사가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굳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앤코는 쌍용C&E 인수 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섰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인 시멘트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점유율 굳히기에 더해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는 평가다. 현재 시멘트 업계에서는 사실상 쌍용C&E가 '독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쌍용C&E는 매년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쌍용C&E와 더불어 '시멘트 빅3'로 꼽히는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의 연간 영업이익은 1200억원 안팎으로 나타났다. 다른 시멘트 업체에 비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월등히 많은 셈인데도 쌍용C&E의 재무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다. 쌍용C&E와 마찬가지로 2015~2017년 시멘트 업계 시장재편 시기에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운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등 다른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점점 안정된 것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OCF에 맞춰온 배당·투자 쌍용C&E는 '버는만큼 쓰는' 지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쌍용C&E의 대한시멘트로 굵직한 사업재편이 마무리된 2017년 이후부터는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이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과 비슷한 규모로 유지돼 왔다.
쌍용C&E는 배당금 지급을 위해 매년 2200억원여를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결 배당성향이 173%에 달한다. 상당히 전향적인 배당정책으로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배구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CAPEX 규모는 2019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255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쌍용C&E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유연탄 대체용 순환자원 사용량 증대를 위한 생산혁신공사 등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투자가 주된 내용이다.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정이겠지만 대규모 투자와 고배당이 겹치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OCF만큼의 지출이 나가는 셈인데, 회사에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보다는 지출이 많다. NCF는 OCF에서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제외한 수치로 회사의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매년 NCF보다 많은 OCF 수준의 지출이 발생한 만큼 쌍용C&E의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지출 구조로 현금은 줄어들고 차입금은 늘어나며 순차입금이 차곡차곡 쌓였다. 2017년 말 5595억원이었던 쌍용C&E의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1조7050억원으로 205%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73.2%에서 157%로, 차입금의존도는 25.1%에서 45.3%로 증가세를 보였다.
◇재무구조 개선 돌입할까 재무지표가 아직 위험한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부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지속하고 예정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 쌍용C&E는 배당과 자사주 정책을 위해 올해 투입할 금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22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까지 예정된 투자 금액 640억원에 1700억원 규모 강원도 영월군 폐기물 매립장 건설사업도 남아있다.
쌍용C&E의 재무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올 상반기 쌍용C&E는 운전자본 투자에 대한 관리에 나섰다. 매출채권을 회수하고 재고자산을 털어냈다. 이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며 지출을 최대한 상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쌍용C&E의 전체 현금 지출 수준을 약 7억원 수준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쌍용레미콘 매각에 나선 점도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쌍용C&E가 쌍용레미콘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44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