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토스뱅크에 출자를 단행한 하나은행이 머지 않아 수확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토스뱅크 흑자 전환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 지분에 대한 지분법손실 규모가 줄고 있는 영향이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의 주요 주주사 중 하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기존 시중은행을 주주사로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케이뱅크는 우리은행이다.
◇누적출자액 '1338억원'
토스뱅크는 국내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다음으로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2021년 6월 9일, 두 번째 도전 끝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토스뱅크의 최대 주주사는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다. 이밖에 이랜드월드, 중소기업중앙회, 한화투자증권, 하나은행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설립 당시부터 주주로 참여한 곳으로, 올 6월 말 기준 하나은행이 보유한 지분은 보통주 기준 8.88%, CPS 7.78% 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에 출범 이후부터 매해 출자를 단행해왔다. 202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토스뱅크에 출자한 합산 금액은 1338억원이다. 2020년 75억원, 2021년 475억원, 2022년 700억원을 출자했다.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88억7700만원을 출자했다.
토스뱅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하나은행의 역할이 컸다. 토스뱅크가 두 번째 은행업 인가에 도전할 당시 구성한 출자구조에서 하나은행의 위치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2019년 토스뱅크가 첫 번째 은행업 인가에 도전할 당시 금융당국은 '자금 조달 능력'을 이유로 토스뱅크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했는데,비버리퍼블리카를 중심으로 금융조력자를 두고 그 외에 벤처캐피탈(VC) 중심으로 출자 구조를 구성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흑자를 달성하려면 최소한 90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알려지는데, 비바리퍼블리카는 5년 연속 적자를 내는 곳이었다. 당시 결손금만 1000억원대인 상태였다. 누적가입자 수는 1000만명이었으나 명확한 수익모델이 없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에 참여 중이라 남은 곳이 많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지분 20% 참여를 제시하며 전략적 투자자(SI) 위치를 원했지만, 비바리퍼블리카과 생각이 달라 뜻을 함께 하지 못했다. 사실상 남은 곳은 하나은행 뿐이었다.
◇지분법손실 50억원으로 줄어
하나은행이 토스뱅크 지원하는 배경엔 신사업 확보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은행, IBK기업은행과의 3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으로 여러 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이점도 고려 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이유로 하나금융은 계열사 중 하나인 하나카드를 토스뱅크의 신규 주주로 투입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11월 토스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95만617주(97억5300만원)를 배정받았다. 하나카드가 확보한 토스뱅크 지분율은 1% 남짓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재무지표상의 뚜렷한 효과를 그간 보지 못했다. 성장 단계에 있는 은행인 만큼 토스뱅크의 흑자 전화 전까지 지분법손실은 예고된 결과였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평가한 토스뱅크의 지분법손실은 2021년 61억원, 2022년 238억원이다.
다만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며 그 폭이 대폭 줄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하나은행이 평가한 토스뱅크의 지분법손실은 5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분법손익 전환도 머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 7월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이를 토대로 추산했을 때 다음 분기 하나은행의 토스뱅크 투자 지분에 대한 수익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