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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실리콘렌즈 올인하는 아이엘사이언스

LG이노텍·네온테크 등과 인프라 시설 투자, 천안 생산 라인3배 증설

문누리 기자  2023-09-01 16:01:19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발광다이오드(LED) 전문업체 아이엘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LED용 실리콘렌즈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천안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자동차 전장 분야에 주목해 LG이노텍·네온테크 등과 손잡고 관련 인프라 시설에 적극 투자에 나선다.

반면 코로나19 시기 헬스케어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멈추기로 했다. 그동안 사업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M&A를 펼쳐왔으나 부채비율이 213% 육박하는 등 재무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선임된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석 상무가 향후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2016년 LED용 실리콘렌즈 개발에 성공한 아이엘사이언스는 201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아이엘사이언스가 개발한 실리콘렌즈는 광추출 효율이 95%로 다른 렌즈소재보다 빛을 잘 통과시키고 더 멀리 고르게 확산시킨다는 게 특징이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일반 조명용 실리콘렌즈에서 자동차 전장용 렌즈로 확대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해왔다. 특히 관련 설비투자에 상당 자금을 투입해왔는데 연간 자본적지출(케팩스)은 2018년 5억원에서 2019년 53억원, 2020년 68억원, 2021년 77억원, 2022년 63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그려왔다.


올해를 기점으로 아이엘사이언스는 실리콘렌즈 적용 범위를 자동차 시장으로 본격 확대 적용하기 위해 증설과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30억 달러(약 44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자동차 조명 시장은 10년 뒤 562억 달러(약 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아이엘사이언스는 최근 LG이노텍·네온테크 등과 손잡았다. 먼저 LG이노텍과는 자동차 조명에 LED 실리콘렌즈를 적용하기 위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LG이노텍이 출시한 '넥슬라이드-M'을 생산하는 설비를 아이엘사이언스 공장에 구축하는 방식이다.

두께를 70% 줄인 넥슬라이드-M은 기존 제품보다 4배 밝은 빛을 낼 수 있다. LG이노텍은 아이엘사이언스에 램프 몰딩 생산을 위한 장비를 투자하고 아이엘사이언스는 관련 인프라 시설을 투자한다.

지난달 말 네온테크와도 자동차 램프 로봇자동화 구축 관련 협약을 맺었다. LG이노텍과 비슷하게 네온테크가 생산 장비를 지원하고 아이엘사이언스는 천안 생산 라인을 3배 가까이 증설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실리콘렌즈를 연간 4만7520대 가량 생산 가능했던 천안 공장에 증설을 완료하면 케파는 12만6720대로 확대된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아이엘사이언스는 올해 3분기부터 양산되는 하이엔드 차량에 LED용 실리콘렌즈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자동차 전장 분야 실적을 3분기부터 반영한다면 흑자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아이엘사이언스 관계자는 "실리콘렌즈를 적용할 차종과 생산량을 늘려가면서 자동차 전장 사업 분야를 기반으로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리콘렌즈 이외 사업에 대해선 추가 투자보단 안정화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 이후 그동안 아이엘사이언스는 2020년 뷰티케어 분야인 아이엘바이오와 어헤즈를 사들이고 2021년엔 미래차 분야인 아이트로닉스를 인수하는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해왔다.


그러던 사이 재무건전성은 악화기로에 들어섰다. 2018년 354.72%, 2019년 123.61%를 기록하던 아이엘사이언스 부채비율은 2020년 318.69%, 2021년 372.68% 등으로 악화됐다. 연이은 M&A로 외부 자금 조달이 많았던 영향이 컸다.

지난해엔 그나마 212.96%으로 완화됐지만 올해 대규모 증설 등으로 추가 자금 투입이 많았던 만큼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간 M&A로 계열사 확장을 추진해왔으나 이제부턴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대규모 투자와 재무건전성 관리라는 두 가지 상반된 과제로 올해 3월 CFO로 신규 선임된 김석 상무의 어깨가 무겁다. 해외 시장 등 새로운 판로 개척과 투자에 들어갈 자금 비용을 조달하고 활용하는 데 김 상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1971년 2월생인 김 상무는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사회생활 초기 대우중공업에 입사한 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 ㈜STX를 거친 뒤 아이엘사이언스에서 올 3월부터 CFO 직책을 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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