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비상장사 재무분석

현금 유출 계속되는 신세계프라퍼티

②지난해 지출액 6000억 육박, 3조 추가 투자…현금흐름 여력 대비 과중

고진영 기자  2023-08-31 14:11: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들어 사업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유통과 상업시설에 치우쳤던 포트폴리오를 개발사업 쪽으로 넓히고 있을 아니라 그룹 차원의 투자계획에서도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에 기반하고 있는 업태 특성상 사업을 확장 과정에서 투자부담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개장한 이후 2020년까지 매년 새로운 점포를 열었다. 5년간 출점한 스타필드(스타필드 시티 포함)가 7개, 하남과 고양점의 총 투자규모만 1조7700억원에 이른다. 더군다나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투자계획에서도 신세계프라퍼티가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에서 5년간 20조원을 투자하는데 이중 오프라인에 11조원을 쓰고, 그 절반 이상이 신세계프라퍼티가 앞장서는 자산개발 몫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스타필드 수원을 오픈할 예정이며 스타필드 창원과 청라, 동서울도 장기적으로 출점이 예상된다. 무거운 재정적 부담이 불가피하다. 신규 오픈할 매장 대부분 서울 외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매장들보다 점포 안정화 기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또 오피스, 호텔 등 개발사업 관련해서도 용지확보와 지분매입에 돈을 쓰는 중이다. 남양주 별내동 용지를 이마트로부터 매입해 종속회사인 '에스피남양주별내PFV'가 보유하고 있고 자산개발 차원에서 이든자산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 펀드에 자금을 태웠다.

이든자산운용은 신세계프라퍼티와 2018년 함께 펀드를 조성해 성수동 개발 사업에 함께 참여하며 연을 맺었다. 현재 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인 이든에스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자투자신탁제1호, 에스피성수이든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4호 등 2개 펀드에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분투자하고 있다.

투자가 계속되면서 신세계프라퍼티는 투자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연간 1000억원대의 현금유출이 지속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스타필드 점포 건설과 투자부동산 등으로 인해 약 2700억원을 썼고 미국 와이너리(Shafer Vinyards) 인수로도 3078억원의 지출이 생겼다. 올해의 경우 1분기 말 기준 260억원가량을 투자부동산에 사용했다.


또 신세계프라퍼티는 종속기업인 캡스톤 투자펀드를 통해 '이지스제210호' 지분을 매년 1000~2000억원 규모로 매입하고 있다. 이지스210호는 강남 오피스빌딩 '센터필드'를 주요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펀드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지스210호 지분 4000만주(2043억원)를 추가 취득하면서 연말 기준 지분율은 49.69%를 기록했다. 장부가는 7000억원에 이른다. .

앞으로도 스타필드 출점, 부동산개발 관련 계획을 감안하면 2026년까지 약 3조원의 추가적 투자가 예상된다. 신세계프라퍼티의 현금성자산과 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규모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연 1000억원대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내고 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연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1262억원 수준이다.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을 보면 2022년 연결 기준으로 1479억원이 쌓였다다. 2021년 947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848억원의 순현금이 유입됐다. 현금성자산 중 보통예금이 792억원이고 나머지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초단기금융상품 588억원, 기타단기금융자산 약 9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재정 여력과 비교해 무리한 투자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재무 안정성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대주주인 이마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할 경우 실질적인 자금지출은 더 적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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