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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케이뱅크, 하락하는 BIS 비율에 '고심'

②13.55%로 전년대비 3.76%p↓, 반쪽 증자·중저신용자 대출 '이중고'

박서빈 기자  2023-08-11 16:39: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 추세대로 떨어지면 향후 케이뱅크의 사업 확장 계획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재추진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의 권고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중심 신용대출을 확대하면서 일반 시중은행보다 자본소진 속도가 빠른 탓에 우려가 커진다.

◇'반쪽짜리' 유상증자에 발목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올 3월 말 기준 13.5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7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는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BIS비율은 35.26%를 기록했다.


케이뱅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BIS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데는 반쪽짜리 유상증자의 영향이 크다. 2년 전 유증으로 확충한 자본이 완전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인 BC카드는 증자 당시 투자자들에게 5년 내 상장 실패 시 행사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는데 이 조건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금융감독원이 케이뱅크가 증자한 자금 1조2500억원 중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투자한 7250억원을 순수 자기자본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다. 손실보장 조건이 붙은 자본은 손실흡수능력을 가진 감독기준상 자본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이 여파로 케이뱅크는 대규모 증자에도 불구하고 BIS비율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21년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19.82%로 전년 동기(11.04%) 대비 8.78%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중·저신용자 대출, 자본소진 속도 빨라

이후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매 분기 하락하고 있다. 추가 유증이 없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영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의무를 갖고 있는데 이는 고신용자 대출보다 자본소진 속도가 빠르다. 특히 케이뱅크는 연말까지 전체 가계대출 중 32%를 중·저신용자 대출로 채워야 한다.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2021년 12월 말 18.12%, 지난해 3월 말 17.31%, 6월 말 15.86%, 9월 말 14.51%, 12월 말 13.94%를 기록하며 매 분기 떨어지고 있다.

물론 국제결제은행의 권고수치인 8%보다 높은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한다면 BIS비율의 하락세 역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IPO에 성공하거나 추가 유증을 자본을 유치해야 하나 두 선택지 모두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지난 3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이어진 KT 대표 공석으로 사실상 올해 상반기를 날렸기 때문이다. 빨라야 내년에나 IPO 재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유증도 힘들 전망이다. BC카드의 케이뱅크 출자금액은 장부가로 8600억원 수준이다. BC카드 자기자본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인 만큼 대주주의 추가 증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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