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결손금 해소에 나섰다. 기업공개(IPO) 재도전을 준비하는 케이뱅크로선 순이익을 적립해 결손금을 해소하는 정공법으로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본잉여금을 이용해 재무구조를 단번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결손금은 17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4.1% 감소했다. 결손금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배경에는 케이뱅크의 자본잉여금의 결손금 상계 처리 덕분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잉여금 전액을 결손금을 보전하는데 모두 사용한 것이다.
자본잉여금 2637억원을 결손금(2913억원)을 보전하는 데 쓰면서 0원으로 전환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결손 보전을 목적으로 자본잉여금을 올해 1분기 2600억가량 결손금 상계 처리에 사용한 게 맞다"며 "다만 장부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케이뱅크의 경우 대출자산이 쌓이면서 결손금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흑자 전환 성공으로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그간 당기손손실로 누적됐던 결손금이 조금씩 감소 중이다. 케이뱅크의 결손금은 지난해 3월 말 3504억원, 6월 말 3291억원, 9월 말 3035억원, 12월 말 2913억원으로 매분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케이뱅크가 결손금을 단번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한 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해는 서호성 행장 부임 시기인 2021년 경이다.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약 4년 만에 턴어라운드했다. 케이뱅크는 2017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목이 잡혀 적시에 자본 확충을 하지 못한 탓에 대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이에 따라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당기순손실이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손금이 큰 폭으로 정리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케이뱅크가 분기마다 순이익을 낼 경우 케이뱅크가 가지고 있는 부분자본잠식 문제도 곧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잠식률은 자본금에서 자본총계를 제외한 값을 자본금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올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자본총계와 자본금은 각각 1조8337억원, 1조8784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케이뱅크의 자본잠식률은 2.38%로, 이는 전년 말 대비 1.9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케이뱅크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3월 말 7.14%, 6월 말 7.6%, 9월 말 5.85%, 12월 말 4.29%를 기록하며 매분기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크게 늘리고 흑자 전환 돌입으로 당기순이익이 쌓이며 결손금이 줄어든 효과다
2020년도만 하더라도 케이뱅크의 자본잠식률은 50%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2021년 유상증자로 자본금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며 이제는 10%대 밑으로 크게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