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오너십&스톡

매년 사세 키우는 KCC글라스, KCC와 주가갭 좁힌다

KCC글라스 독립 후 매년 투자, 계열분리 구도 완성할까

김위수 기자  2023-07-18 17:07:18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대를 이어가며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형제 및 사촌들이 많아질수록 분쟁 가능성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분란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아예 계열분리를 선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는 KCC그룹이 지목된다. 삼형제가 각기 다른 계열사를 맡아 이끄는 현재 구도를 두고 향후 계열분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세 확장에 집중, 자산 두 배 '껑충'

KCC그룹은 2020년 KCC글라스를 출범시키며 삼형제간 독립경영 구도를 완성했다. 일찌감치 KCC건설에 자리 잡았던 정몽열 회장과 달리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 출범 전까지 KCC의 공동 대표이사 형태로 회사를 운영했다.

KCC글라스를 이끌게 된 정몽익 회장의 가장 큰 목표는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 일로 보인다. 출범한 해 계열사 코리아오토글라스를 흡수합병했고 이듬해인 2021년에는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한 뒤 건축용 판유리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기업 코마글로벌의 지분 100%를 233억원에 취득한 뒤 흡수합병을 실시했다. 출범 후 매년 사세확장을 위한 행보가 이어진 셈이다.

몸값이 1조원에 달했던 PI첨단소재 인수를 검토했던 점도 눈에 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의사가 충분하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같은 경영활동으로 2020년 1분기 말 1조1839억원 수준이었던 KCC글라스의 자산총계는 3년만에 90.1% 늘어난 2조2507억원이 됐다. 실적도 크게 뛰었다. KCC글라스의 연간 매출은 2020년 7087억원에서 2022년 1조4437억원으로 약 두 배가 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8억원에서 1192억원으로 233% 성장했다.


◇계열분리 '마지막 퍼즐' 맞추기?

KCC글라스는 국내 유리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기업이다. 모험을 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의 사업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뭘까.

KCC글라스의 자산총계는 설립 당시 1조원 수준으로 12조원에 달했던 KCC(KCC글라스 분할 전)보다 현저히 적었다. KCC만큼은 아니더라도 사업을 더 키우고자 하는 욕심이 들었을 법하다. KCC에서는 가려졌던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계열분리를 위한 스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KCC그룹의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지분관계가 정리돼야 한다. KCC와 KCC글라스만 놓고 보면 정몽진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 8.56%, 정몽익 회장의 KCC 지분 5.88%이 가장 걸림돌이 된다.

가장 유력한 해결책으로 두 사람이 가진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이 꼽히는데 현재로서는 KCC와 KCC글라스의 주식가치 차이로 불가능하다. KCC글라스의 주가에 계열분리의 향방이 달린 셈이다.

KCC글라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3년간 오름세를 보였다. 2020년 1월 4659억원이었던 KCC글라스의 시가총액은 18일 현재 6947억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KCC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2조1150억원에서 1조9417억원으로 떨어졌다.

KCC와 KCC글라스의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덕분에 두 기업간 주가 갭은 3배 이하로 좁혀졌다. KCC글라스의 M&A 등 대규모 투자에 따라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