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CJ CGV가 시장의 뭇매를 맞고 있다. CJ CGV의 신주 발행주식수가 현재 발행주식수의 1.5배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 뿐 아니라 기존에 발행했던 영구 전환사채(CB)까지 고려하면 주가 하방 압력이 크다.
하지만 증권사 IB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룹 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CJ CGV의 자회사로 만드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확보됐다는 평이다. 여기에 그간 극장업 부진에 가려 부각되지 않았던 특수관 자회사인 '씨제이포디플렉스(CJ 4DPLEX)'를 키워낼 기회라고 봤다.
◇ 유증 규모에 가린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 CJ CGV는 지난달 20일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보통주 7470만주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발행주식총수(4772만여주)의 약 156.5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증권신고서상 모집총액은 5700억원이다.
이달 26일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되며 9월중으로 구주주청약과 일반공모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증권신고서가 나왔던 시점에 비해 CJ CGV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면서 모집예정가액(7630원)은 추후에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당시 모집예정가액의 기준주가가 1만4140원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CJ를 배정대상자로 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CJ는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를 현물출자할 계획이다. 당초 지분가치가 약 4500억원이라고 했지만 현재 평가가액은 3808억~5608억원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유상증자 이후 CJ CGV의 100% 자회사가 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665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 35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캡티브 마켓 의존도가 80%에 달하는만큼 CJ CGV가 안정적인 매출 및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CJ CGV는 1조28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768억원의 손실을 냈다.
양사의 실적은 단순 합산하면 2022년 연결 영업손익은 적자지만 올해 극장업이 정상화될 것을 감안하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보고서를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이 가세함에 따라 국내외 영화상영부문의 실적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술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입장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CJ CGV에 출자하면서 통 큰 결심을 했다"며 "해당 회사를 자회사로 두면서 올해 기준으로 봤을 때 영업이익을 낼거고,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4D PLEX, 특수상영관 전세계 2위…향후 1000억 규모 투자 그간 CJ CGV를 바라볼 때 극장상영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자회사인 CJ 4DPLEX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당 법인은 4Dplex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장비 판매,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2016년 시뮬라인과 합병, 2019년 스크린엑스를 흡수합병했다.
CJ 4DPLEX의 경우 별도 기준으로 2020년 26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21년 373억원, 2022년 862억원까지 커졌다. 같은기간 영업손익을 보면 2020년 270억원 손실, 2021년 88억원 손실, 2022년 141억원 이익이었다. 현재 69개국에서 787개의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4Dplex의 경우 4DX와 스크린X의 자체기술을 가지고 있다. 4DX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4D 영화 상영 시스템이며 스크린X는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전 세계 특수관 시장 1위는 캐나다의 아이맥스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있고 현재 시가총액은 9억1300만달러(약 1조1500억원), 2022년 매출액은 3억100만달러(약3790억원)이다. CJ CGV가 아이맥스와의 국내 독점계약을 통해 아이맥스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특수관 시장 내에서는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4Dplex는 전 세계 2위 사업자다.
IB업계 관계자는 "업태 변화를 보면 특수상영관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CJ CGV의 시가총액이 4000억원대인데 현재로서는 4D플렉스의 가치는 전혀 반영이 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특수관 상영이 가능하도록 먼저 제공하는 곳이 아시아에서는 4D플렉스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CJ CGV는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57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 3800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고 900억원을 영화관 운영자금, 1000억원을 특별관 확장이나 공간플랫폼 구축 등 시설자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채무상환으로 신용도 방어를 확실하게 하면서도 신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