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코로나19 기간 악화한 재무구조를 완벽하게 개선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표는 신종자본증권 잔액이다. 올해 유상증자 자금 집행 이후 남는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전환사채(CB)다. 이를 이자 부담이 없는 온전한 자본으로 만들기 위해선 주가를 전환가액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CJ CGV는 지난 1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신종자본증권 미상환 잔액이 9513억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주가 납입한 자본금(239억원)·자본잉여금(5912억원)과 함께 자본총계(3566억원)를 구성하는 핵심 항목이다. CJ CGV는 2018년부터 당기순손실을 지속하며 결손금(1조1702억원)이 쌓여 있는 상태다.
신종자본증권을 당장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스텝업(금리 가산)을 피하기 위한 대비책을 세워둬야 한다. CJ CGV는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이자로 220억원을 지급했다. 스텝업 전 조기 상환을 준비하더라도 자본성 조달과 연계한 차환이 우선순위다. 기존 유동성이나 부채성 조달로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면 자본총계가 감소해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스텝업이 발동하는 신종자본증권 1800억원(이자율 5.5%)은 9월 납입 예정인 공모 유상증자 대금(5700억원)으로 조기 상환한다. 그다음(내년 12월)으로 스텝업이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은 지주사 CJ에서 신종자본차입 형태(만기 50년)로 빌린 500억원(이자율 8.5%)이다. CJ가 계열 지원 의지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스텝업 직전 차환이나, 출자전환이 유력하다.
최정필 CJ CGV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고민거리는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발행한 공모 전환사채(CB) 잔액이다. CB 투자자가 보통주로 전환권을 행사해야 이자비용이 줄고, 자본성 조달로 차환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전환가액 이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게 최상의 상환 전략인 셈이다.
CJ CGV는 코로나 기간 두 차례 만기 50년짜리 CB를 발행했다. 각각 △제32회 후순위 CB(발행금리 1%, 미상환 잔액 2220억원)는 2026년 6월부터 △제35회 후순위 CB(발행금리 0.5%, 미상환 잔액 3993억원)는 2027년 7월부터 스텝업 구간에 진입한다.
CJ CGV는 지난해 4분기부터 주가가 CB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다. 32회 CB 전환가액은 2만6600원, 35회 CB 전환가액은 2만2000원이다. 32회 CB는 발행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전환권 행사액이 총 777억원이다. 해당 기간 CJ CGV 주가는 32회 CB 전환가액(2만6600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환권 행사액은 각각 32회 CB 1억원, 35회 CB 7억원이다.
지난달 CJ CGV가 신주를 25% 할인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가가 1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오는 9월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확정되면 CB 전환가액도 조정된다. 예정 발행가액(763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전환가액은 각각 32회 CB 1만4353원, 35회 CB 1만1871원이다. 지난 6일 CJ CGV 종가(8840원)는 조정 후 전환가액에 못 미친다.
CB 스텝업까지는 약 3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추가로 전환권 행사 물량이 나오지 않는다면 32회 CB 이자비용은 2025년 22억원에서 이듬해 44억원으로 2배 상승한다. 35회 CB 이자비용은 2026년 20억원에서 이듬해 70억원으로 뛴다.
최 CFO는 목표한 실적을 달성해 시장 신뢰 회복을 노린다. 주가는 실적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이번 자본 확충 계획(총 1조200억원)과 영화 상영 중심의 사업 구조를 체험형 라이프스티알 공간 가업으로 바꾸는 새로운 사업 전략(NEXT CGV)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