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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용도엔 영향없다"

현대백화점만 공모채 조달, 여타 계열사 CP·전단채 선호

김슬기 기자  2023-07-11 13:33:16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기로 하면서 계열사들의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신용평가업계는 지배구조 변경으로 계열사 내 사업이 변화하거나 중요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또한 조달 방식의 변화도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는 공모채를 발행하는 곳은 현대백화점 정도다. 한무쇼핑이나 현대홈쇼핑, 한섬 등 여타 계열사는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를 통한 조달을 더욱 선호한다.

◇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구심점…현대그린푸드·백화점 지분 확보 관건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난 6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의 주주들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의 주식 1012만여주를 주당 1만2620원에 매수하고 현대백화점 주식 466만여주를 주당 5만463원에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3605원에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출처=한국기업평가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정교선 그룹 부회장이 23.8%의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로 있고 정지선 그룹 회장(12.7%), 정몽근 명예회장(1.9%) 등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 부회장, 정 회장 모두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별도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을 취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증이 원만하게 이뤄지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지배하는 구조가 된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상장사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공개매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향후 현대홈쇼핑 역시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한 현대홈쇼핑의 지분은 25.01%다.

◇ 신용도 미치는 영향은 '미미'…조달 방식 역시 변화 가능성 낮아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자체는 계열사 신용등급에 영향을 크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은 시장성 조달을 하는 계열사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그룹 내에서도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곳은 현대백화점 정도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현대백화점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상증자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이 계열사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계열사의 지배구조 상 위치가 변화되긴 하지만 영위사업의 중요도와 계열과의 통합도 등은 유지되기 때문에 각 사에 대한 계열지원의지가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올해 4월 공모채 조달을 통해 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미상환 채권잔액은 총 8900억원이며 내년 2월과 4월에 각각 1500억원, 11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기업어음(CP) 잔액은 6900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의 CP 신용등급은 A1으로 최상위등급이다.

현대백화점 외에 한무쇼핑, 현대홈쇼핑, 한섬 등은 모두 기업신용등급(ICR)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CP 등급(A1)만 가지고 있다. 한무쇼핑은 CP와 전자단기사채로 자금을 조달해왔고 현재 남은 CP 잔량은 없다. 현대홈쇼핑 역시 전단채를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섬 정도만 CP 잔액이 남아있다. CP잔량은 650억원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공모채 발행을 크게 선호하지 않고, 그룹 내에서도 현대백화점 정도만 발행을 한다"며 "워낙 유동성이 좋은 곳이기 때문에 공모채 외에 CP나 전단채로 조달하는게 금리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생각해 지배구조 개편으로 조달방식의 변화나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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