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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김회언 CFO 취임 후 내실화 '한창'

김홍일 전 자문 용퇴 후 경영기획본부 재정비

신준혁 기자  2023-07-11 15:33:17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조직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자금 관리 위주의 '곳간지기'에 역할에 그치는 곳이 있는 반면 조달·전략·기획·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곳도 있다. 특히 진행 중인 변화는 회사의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주요 기업 CFO 조직의 위상과 역할, 전략을 조명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취임한 김회언 대표이사 부사장을 필두로 재무조직을 혁신했다. 두 차례 대형사고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맞은 상황에서 그룹의 곳간지기인 김 대표에게 중책을 맡겼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무조직은 각자대표인 김 대표가 CFO를 맡고 있다. 경영기획본부 소속인 재무부문 산하에 재무팀과 회계팀, 사업PF팀을 배치했다. 건설업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불거지자 전담조직을 꾸린 점이 특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월 조직개편 후 건설·개발영업본부에 더해 세부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실과 디자인실을 신설하며 3본부 2체계를 구축했다.

경영기획본부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기획 능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본부 산하에는 경영혁신부문과 재무부문으로 나눠 부문장을 상무급 임원을 배치했으나 등기임원에서 제외해 공시하지 않았다.

경영기획본부 재무팀은 정기인사 전후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코스피 상장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그간 IR(Investor Relations)영역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였으나 2018년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하고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현재 경영기획본부와 산하 개별 팀이 IR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IR활동 복귀는 최익훈 대표(CEO)와 김 대표(CFO)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자 가치보호와 배당, 주가관리를 위해 IR시스템을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대표는 HDC그룹 재무사정에 능통한 전문가다. 199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1999년 옛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으며 계열분리 후 그룹의 기틀을 다지는데 공을 쌓았다. 이후 HDC아이파크몰 경영지원본부장과 HDC신라면세점 CFO와 CEO 등 요직을 맡았다. 그룹내 핵심 계열사를 오가며 재무관리 능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7월 HDC아이파크몰에서 HDC현대산업개발로 복귀한 지 8개월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의 한 축을 맡았다. 취임 후에는 부채비율 감축과 단기차입금 리파이낸싱 작업에 돌입했다. 최고재무관리자(CFO)로서 두 차례 대형 사고로 그룹의 재정상황이 악하된 상황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중책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부채비율은 2022년 말 기준 152.8%에서 3분기 말 기준 139.5%까지 개선됐다. 당장 갚아야 하는 장·단기차입금을 우선 해결하고 현금성자산을 소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순차입금은 1조9032억원에서 1조568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국내 신용평가사의 크레딧 평가는 다소 아쉬운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평정한 HDC현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 등급이다. 기존 'A+'에서 'A'로 낮아진 후 신용등급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어음은 'A2+'에서 'A2'까지 낮춰졌다.

지난해 말까지 경영기획본부 산하 경영지원 총괄자문을 맡았던 김홍일 전무는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HDC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현대산업개발 경영혁신실장 출신으로 재무관리를 맡았다. 2020년부터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본부장으로 취임해 2년간 근무했으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후 사임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재무조직은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하고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주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회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5월 22일 안전보건 리더십 교육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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