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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GS 개인 회사 '승산'을 알짜로 만들어주는 '파웨스트스틸'

①1991년 인수, 국내 사업 적자 메우고도 남는 막대한 배당수익

박기수 기자  2023-07-05 16:59: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개인 회사인 승산이 전임 회장인 고(故) 허완구 회장이 1991년 인수했던 '파웨스트 스틸(Farwest Steel Corporation)'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파웨스트 스틸의 견조한 현금흐름 덕에 승산은 GS그룹의 숨은 '알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승산은 허만정 창업주의 5남인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남 허용수 사장이 최대주주인 곳이다. 작년 말 기준 허용수 사장의 지분율은 62.6%다.

허용수 사장의 동생이자 허완구 전 회장의 차녀인 허인영 승산 대표이사도 지분율 23.45%를 쥐고 있다. 이어 허용수 사장의 아들들인 허석홍 씨와 허정홍 씨도 각각 6.11%, 4.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용수 사장의 모친인 김영자 승산나눔재단 이사장도 지분 3.01%를 쥐고 있다. 일가족의 지분율을 모두 합치면 100%로 완벽한 '가족 회사'다.


승산의 사업 영역은 크게 국내와 미국으로 나뉜다. 국내의 대표 사업은 리조트와 골프장 사업이다. 승산은 강릉 경포해변에 위치한 객실 281실 규모의 회원제 리조트인 '라카이 샌드파인'과 18홀 규모의 '샌드파인 골프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미주 사업은 국내 사업과 성격이 다른 철강업 유통 사업이다. 승산은 1991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 위치한 파웨스트 스틸을 인수했다. 파웨스트 스틸은 미서부 지역에서 후판·강판·파이프 등 각종 철강재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승산의 실적은 대부분 국내보다는 미국에서 나온다. 국내 실적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이 꽤 옛날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 기준 마지막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한 때는 2009년(약 1억6300만원)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던 2019년부터 2021년도까지는 영업손실이 28억원, 46억원, 22억원 등 규모가 커지기도 했다. 작년에도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국내 실적을 만회하고도 남을 든든한 현금흐름이 미국에서 창출되고 있다. 승산의 별도 손익계산서상 영업손익은 적자 행진이지만 순손익상 숫자는 매년 수백억원대 흑자를 거두고 있다. 실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승산은 순이익으로 159억원, 431억원, 444억원을 거뒀다. 작년에도 27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승산은 비상장 기업이라 IFRS 회계기준 대신 한국의 일반기업회계기준을 따른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따르면 종속기업 역시 지분법 적용 대상이다. 이에 파웨스트 스틸이 기록하는 순이익이 지분율만큼 승산의 지분법 이익으로 적용된다. 승산의 파웨스트 스틸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 89.37%로 사실상 대부분의 순이익이 승산에 귀속된다.

파웨스트 스틸은 매년 기록하는 순이익을 승산에 꼬박꼬박 배당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파웨스트 스틸에서 승산으로 216억원의 배당수익이 흘러들어왔다. 직전 해인 2020년에는 70억원의 배당수익이 잡혔다. 이는 승산의 영업손익은 물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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